[가족상담]가출자녀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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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자녀의 가출문제로 부모가 상담전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담전화를 하는 부모의 목소리는 매우 다양하다. 체념한 듯한 목소리부터 화가 잔뜩 나 있는 목소리까지. 그런데 이런 부모의 목소리를 통해서 듣는 내용 중에는, 가출한 자녀가 모든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어느 한 편만 잘못이 있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은 어느 한 사람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보다는, 가족구성원 모두가 서로 이런 저런 상호작용, 일명 '밀당' 속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더 잦다.

 

그런데 가출자녀가 있는 가정의 부모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든 것이 가출자녀에게 있는 것인양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2020년 어떤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면, 한 해 가출아동, 그리고 가출청소년으로 파악된 사례만 12만건 정도가 된다고 한다. 실제로는 더 많은 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가출아동 및 가출청소년을 도와주는 시설의 도움 등을 받는 경우는 1/10도 안된다고 한다.

 

거의 노숙을 하거나 친구집에 있거나 일명 '헬퍼'라는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어서, 심한 경우에는 성매매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한다. 그럼 여기에서 궁금한 것이 있다. 우리 나라 말에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했는데, 왜 청소년들은 가출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한 통계를 보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가족의 문제였다. 특히, 가족 내 존재하는 폭력의 문제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을 집 밖으로 몰아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여기에는 부부 사이의 폭력도 있고, 부모-자녀 사이의 폭력도 있다. 그러니 가출한 자녀들은 나중에 부모에게 발견이 되더라도, 집에 잠시 돌아갈 뿐 다시금 가출을 선택하게 된다. 왜냐하면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에 머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가출자녀가 있는 부모에게 부모상담을 받으시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그러나 위에서 적은 것처럼 가출자녀가 있을 경우, 이 문제의 근원과 책임은 자녀에게 있다는 사고에 몰입하는 부모의 경우, 부모상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리고 가출한 자녀에 대한 분노만을 반복한다.

 

결국 자녀를 발견하고 나서 달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협박과 위협 그리고 폭력을 다시금 행사하면서, 자녀가 다시금 집 밖으로 달아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가정폭력은 한 사람의 인격을 망가지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채 망가기게 하는 것이다.

 

가출한 아동이나 청소년들은 제대로 돈을 벌 수 없다. 미성년자라는 것도 있고, 부모의 동의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범죄에 노출이 되거나, 착취에 노출이 되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거나 착취노동을 당하면서, 이 집 저 집을 전전긍긍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가출자녀의 부모는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감정에만 몰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다. 부모의 잘못이나 자녀의 잘못을 떠나서, 문제해결방법에서의 과정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가 가출을 하였다면, 분노나 화를 낼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을 부모는 알아야 한다.

 

아울러 가출한 아동이나 청소년들도, 학교에 다니고 싶은 욕구, 안정된 가정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 번 사고를 쳤다고 해서 인생을 막 살거나 인생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다시 가출하면 죽이겠다, 연을 끊겠다고 위협과 협박 혹은 폭력을 행사한다면, 문제해결책에 대해서 짚어서 정말 잘못 짚었다는 것이다.

 

다시금 이야기하지만, 자녀가 가출을 하였다면 자녀에게서 문제점을 찾기에 앞서서 부모의 해결과제부터 찾으라. 그리고 이를 위해서 부모상담은 필수이며, 부모상담을 통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녀의 가출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라. 오죽하면 길거리에서 사는 것이 부모 아래에서 사는 것보다 낫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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