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가족]내가 기억하는 것은 얼마나 정확할까?

공진수 센터장 2021. 8. 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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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부부, 그리고 가족상담을 하다 보면, 기억과 관련된 갈등이 있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도 다르게 기억을 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특히, 부부나 가족상담에서 이러한 것이 더 강하다. 그럼 여기에서 한 번 물어보자. 내가 기억하는 것은 얼마나 정확할까?

 

기억에는 망각과 왜곡 두 가지 현상이 벌어진다. 기억이 오래될수록 잊혀지는 부분도 있지만,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왜곡도 있다. 심지어 이러한 기억도 다시금 인출하는 과정에서 한 번 더 왜곡될 수 있다. 확대해석이 되거나 축소해석이 되기도 하고, 파편적으로 기억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기억에 대한 것은 반복적 표현에서 얼마나 일관성이 있느냐로 망각과 왜곡을 따지지만, 이것 역시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거짓도 참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실례로 어렸을 때 부모와 잠시 길에서 잃어버린 경험의 아이들 경우, 부모가 그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실종사건을 기억하게 된다.

 

따라서 부부나 가족 안에 동일한 사건을 기억하는 것에는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아내는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은 남편의 입장에서, 전혀 다르게 기억하고 마음 속에 담아둘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이러한 기억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각자 자기의 기억으로 재편집할 수 있다.

 

한 번 생각해 보라.

 

형제자매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부모에 대한 기억을 더듬을 때, 언니는 언니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다르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이와 같이 나의 기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그 당시 나의 감정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기억에 저장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하물며 부부는 어떨까? 관계가 좋아도, 혹은 관계가 나빠도 각자 자기의 스텐스대로 기억을 한다. 그러니 부부갈등이 일어나면, 같은 사안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오류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어떠한 상황과 직면하게 될까?

 

상대방의 기억을 무시하거나 공격하면서, 자기의 기억이 더 정확하다고 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것 때문에 갈등은 증폭되고, 혼란은 가중된다. 이에 나의 기억이 절대적으로 정확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자유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차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것을 인정해야 부부나 가족은 대화가 원활할 수 있다. 혹, 내가 모르는 기억의 뒷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따스한 고슴도치가 될 수 있다. 나의 기억만 정확하다고 할 때, 우리는 고슴도치와 같은 가시로 상대방을 찌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