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상담]피학적 부부 가학적 부부

공진수 센터장 2021. 8. 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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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을 해 보면, 많은 부부들의 모습이 피학적과 가학적 커플로 나타난다. 피학적 그리고 가학적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성적인 부분으로 생각할 것 같은데, 내가 여기서 말을 하는 것은 성적인 부분이 아니고, 정신적인 부분, 생활적인 부분이라는 것을 미리 밝힌다.

 

부부가 피학적 그리고 가학적으로 콤비를 이룰 경우,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이것을 사랑이라고 믿는다. 피학적인 분은 자신의 인내와 헌신이 사랑이라고 믿고, 가학적인 분은 자신의 비난과 공격이 사랑이라고 믿는다. 문제는 이것이 사랑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두 사람이 피학적 그리고 가학적인 패턴으로 상호의존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피학적인 사람은 계속 피학적인 스텐스를 취하게 되고, 가학적인 사람은 계속 가학적인 스텐스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피학적인 사람도 어느 순간에는 인내와 헌신의 한계가 올 경우, 자신의 피학적 스트레스를 더 약한 존재, 즉 자녀들에게 풀기 시작한다. 결국 피학적인 분이 가학적인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여기에 가학적인 분은 피학적인 사람이 사라지면 어떻게 하나? 라고 하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피학적인 사람을 더 통제하려고 한다. 그래서 가학적인 언행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피학적인 사람을 배려하고 달래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가정폭력이 있는 부부의 모습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이 없는 부부들 사이에도, 언어적 폭력이나 기타 폭력으로 피학적인 사람은 피학적으로, 가학적인 사람은 가학적으로 자신의 스텐스를 유지하면서, 서로 상호의존하는 모습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는 외현화된 분노와 내면화된 분노가 존재하게 된다.

 

그래서 피학적인 사람과 가학적인 사람이 부부로 살아갈 경우, 분노가 점점 누적되게 된다. 결국 화병이라는 것을 얻는 것도, 이런 구조 속에서 벌어지는 부산물이자 후유증 그리고 부작용일 수 있다. 그리고 화병이 더 잘 생기는 사람은 가학적인 사람보다는 피학적인 사람이 더 많다. 그 이유는 그동안 분노를 억압하면서 분노의 양을 키우고, 밀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40대 이후의 부부상담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증상은, 우울과 화병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20대 혹은 30대부터 시작한 결혼생활 속에서 누적된 분노, 답답함, 그리고 억울함의 결과이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남편보다 아내에게 더 자주 나타난다. 그것은 아무래도 아내가 더 많은 인내와 억압을 하기 때문이다.

 

자녀를 생각해서 인내와 억압을 하고, 배우자를 위해서 인내와 억압을 한다. 그러다 보니 우울과 화가 내면에 누적되고, 어느 정도 자녀가 자라나고 나면, 그제서야 억압되었던 우울과 화가 터져 나오는데, 이쯤 되면 배우자는 오리발을 내밀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니, 더욱 더 우울해지고 화가 나는 것이다.

 

여기에 갱년기라도 겹치게 되면, 아내의 우울과 화는 더 큰 폭발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남편들은 이러한 것을 가볍게 여기거나, 갱년기 증상이겠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배우자의 모습에 아내는 더 우울하고 화가 나는 것이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당신의 부부는 어떠한가? 어느 사람이 피학적인 스텐스를 취하고, 어떤 사람이 가학적인 스텐스를 취하는가? 어떤 집은 남편이 가학적이고, 어떤 집은 아내가 가학적이다. 어찌 되었든 부부가 피학적이자 가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부의 정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혹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부부상담 등을 통해서 패턴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없던 우울과 화가 당신의 삶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