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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면서 공부를 잘 하느냐 아니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공부를 잘 한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선택을 할 때 조금 유리한 조건일 수 있다. 공부를 잘 했다고 해서 인생에 성공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공부는 적당히 하고 인간관계를 잘 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더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공부와 동일시 하는 것 중에 책읽기가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공부한다는 것과 일부분 겹쳐지지만, 동일한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에게도 가끔 질문해 본다. "너 책 얼마나 읽니?" 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책읽기 역시 약하다.
중요한 것은 공부를 조금 못해도 되지만, 책을 읽지 않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은 편협함이다. 편협함이란 자신의 경험으로 사람과 세상을 보면서 나타난다. 고집이 센 사람들을 보면, 기질 혹은 성격 때문에 그런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편협함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다.
결국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 자신이 경험한 수준으로 사람과 세상을 보는 것이다. 책읽기는 우리의 편협함을 줄여준다. 아울러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보완도 해 주고, 폭도 넓혀준다. 그런데 책읽기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바로 자신의 생각 수준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책읽기는 재미를 느끼기 전까지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무엇인가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무엇인가 읽어야 하는 고통도 있다. 책과 가까이 하지 않는데 억지로 읽으려고 하면, 졸음이 오거나 하품이 나거나 책을 읽고 정리가 되지 않아서 더 짜증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 독후감 숙제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많다. 방학기간이라고 해서 숙제를 해야 하지만, 책도 읽지 않고 쓰자니 막막하고, 그렇다고 책을 읽자니 싫고 해서, 독후감 숙제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진 분들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성인이 되어서 이어질 경우, 책읽기는 소홀해지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주관과 생각에는 편협함과 함께 폭넓지 못함까지 가지게 된다. 자신의 주관과 생각에 몰입하게 되고, 그것으로 고집을 피우며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서 모난 부분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런 사람이 결혼을 하고, 부부 사이에, 혹은 부모 자녀 사이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거나 그것으로 판단한다.
책읽기는 지식을 쌓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에도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성찰의 과정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책읽기는 성숙의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다. 책읽기는 처음이 어렵다. 그런데 이 과정만 넘어서게 되면, 책읽기는 즐거운 과정이 된다.
잠시 여담을 하자면, 전장터에서도 책을 보는 병사의 기록영화를 본 적이 있다. 생과 사가 오고 가는 현장에서도 책을 보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그랬을까? 나는 보고 읽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라고 상상한다. 아울러 책읽기를 하는 동안만큼이라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상상한다.
책읽기는 공부가 아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책읽기는 공부보다는 필요에 의해서 읽는 것이기에, 그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필요할 때 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부디 책읽기를 통해서 당신의 편협함에서도 벗어나고, 당신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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