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학 생활 동안 내가 사고 싶었던 것 중에는 음반 CD와 책이 있었다. 특별히 볼만한 책이라고 손에 잡아보면 그 값이 만만찮아, 항상 할인판매하는 곳을 즐겨찾곤 했던 기억이 아직 새로운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귀하게 얻은 책들이 지금 나의 책장을 장식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뿌듯해진다.
사실 책 - 정보매체로서 -이라고 하는 것, 요즈음처럼 인터넷이 왕성하게 발전하는 시대에 필요한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다른 예를 들어 기성복이 판을 치는 요즈음이지만, 그렇다고 옷이 어디 사라졌는가? 양복점은 사라졌을지라도.....
종이나 기타 기록매체 위에 인간의 생각을 적어 보관하기 시작한 것이 책의 시초라고 생각되는데, 시대가 변화고 기술이 발전하다보니 요즈음은 다양한 방법을 인간의 생각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을 본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은 이러한 전달매체는 다양화되는 만큼 우리가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것.
통계에 보니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구입하는데 사용한 비용은, 1년간 외식한 비용에 비해서 새발의 피와 같다는 것. 물론 책을 구입하지 않고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기에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상황도 아닌 상태에서 책을 읽는 인구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것이 맞다면, 이는 우리가 한번 정도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서 그 주위 사람들을 함께 평가해 보듯이, 그 사회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책을 가까이 하는가 하는 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싶다.
사실 책이라는 것은 인간이 쓴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일정한 분량의 책들을 보유하게 되면, 책이 인간들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비록 한 권의 책이지만 그 한 권의 책이 미치는 영향력은 크기 때문이다.
요즈음 대학입시에서 논술이다 뭐다하여 반강제적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강제로 책을 읽게할 수는 있어도 규칙적으로 그리고 능동적으로 책 읽는 습관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의 교육에서 논술을 통한 독서 문화 정착은 먼 이상에 그칠 것 같다. 물론 논술이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오늘도 시간이 되는대로 오프라인 도서 매장을 방문해 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베스트셀러 앞에 혹은 자신의 관심 분야 앞에서 책을 뒤적이는 모습을 본다. 젊은 사람, 나이가 지긋한 사람 혹은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까지.....
비록 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비록 이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마음이 기쁘다. 왠지 책을 사랑한다는 공통분모를 나누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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