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이혼을 부추기는 남자

공진수 센터장 2013. 3. 3. 21:43

며칠 전 지인의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어서 그런지 지인의 식당에 도착하니 나이드신 네 분이 낮술겸 점심을 마치고 두 분은 자리에서 일어나시고 나머지 두 분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시고 있으시더군요.

그런데 이야기를 엿듣기 위해서는 아니었지만 식당 주인분이 뭐라고 말참견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두 분 중 한 분은 이미 황혼이혼을 하셨는데 이 분이 다른 분의 황혼이혼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 분의 표정이 궁금하기도 하고 이야기의 내용도 궁금해서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분들의 테이블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혼을 부추기는 분은 이미 낮술을 많이 마신 듯 인사불성은 아니지만 쉼없이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었고 다른 한 분은 조용히 이야기만 듣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분은 노모까지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는데 이혼에 대해서 이미 마음을 굳힌 듯 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좀 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것이었죠.

물론 남녀의 문제는 어는 한 쪽의 이야기를 듣거나 단편적인 이야기를 듣고서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오묘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이혼을 결심한 분의 입장에서는 아내와 관계를 정리했을 때에 공간적으로 자유함을 느낄지는 모르지만 삶의 무게로부터는 자유함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은가 생각이 되었습니다.

당장 자녀들과의 관계를 떠나서 노모가 살아계신 것에 대해서 자식으로서 도리를 해야하는데 그 역할을 홀로 잘 해 낼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시대가 변화면서 이혼이란 단어가 아니 현실이 너무나 비일비재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혼 후 후유증으로 전화상담을 해 오시거나 방문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많은 분들은 한순간의 자유함 뒤에 따라오는 후유증으로 후회를 하시거나 자책 속에서 사시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그리고 자식들이 어릴 경우에는 자식들에 대한 죄책감 속에서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매시거나 자녀들의 경우에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이상심리가 강화되어서 학교 생활이나 사회 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자주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이혼을 부추기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안스러움을 떠나 저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 것은 직업병일까요?

사회가 변화지만 좀 더 건강하게 변했으면 합니다.

남의 고통에 대해서 공감도 하지 않고 그저 쉬운 말로 또는 편한 말로 우지좌지한다면 차후에 남의 인생까지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

지인의 식당 앞을 지나면서 그 분들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요?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