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재혼상담]울산 계모 - 칠곡 계모 사건 선고를 기다리며

공진수 센터장 2014. 4. 11. 09:36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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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오늘 울산 계모 그리고 칠곡 계모 사건에 대한 선고가 있는 날이다.​ 현재 세인들의 관심은 비슷한 정황의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구형량이 다른 칠곡 사건에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점점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가 학습해야 하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은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이미 나는 어제 칠곡 계모 사건과 관련해서 칼럼을 올린 적이 있다. 오늘 판결을 앞두고 다시금 이와 관련해서 몇 가지 더 적고 싶다.

그 중의 하나는 이 사건들의 본질은 가정폭력, 아동학대, 이혼과 재혼 그리고 계부모와 계자녀의 관계 등등 다양한 문제들이 이리저리 썪여 있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일단 보도를 통해서 드러난 부분이고, 좀 더 자세히 사건을 검토해 보면 더 많은 요인들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채 결과만 가지고 이러니 저리니 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는 울산 계모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에도 공분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변한 것은 거의 없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법에 문제가 있는가? 아니면 법의 집행에 문제가 있는가? 나는 이러한 것에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들의 관심이 적었던 것과 우리들의 왜곡된 면은 없었나 하는 것이다.

특히 후자와 관련해서는 동화에서부터 오늘날의 막장 드라마까지 재혼가정은 초혼가정보다 더 막장으로 치닫는 경우를 많이 보여준다. 물론 동화는 동화이고 드라마는 드라마로 접근을 해야 하지만, ​동화가 주는 의미와 가치가 있고 드라마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와 의미가 있듯이, 우리는 동화에서부터 드라마까지 보고 즐기면서 계부와 계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재혼가정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을 본의 아니게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동거부모는 큰 죄인이 되고 비동거부모는 큰 피해자가 되는 듯한 구조 속에서 우리는 사건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지난 울산 사건 때도 그랬고 이번 칠곡 사건도 친모들이 라디오에서 인터뷰 하는 것을 들었을 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이 많았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면접교섭권의 문제였는데 그것은 자녀를 양육하기로 한 동거부모인 친부와 계모가가 비동거가족인 친모의 면접교섭권을 방해하여 자녀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는 친모의 호소였다. (칠곡사건의 경우) 그래서 자녀들이 잘 자라기만을 바랬다고 말하는 친모의 목소리 속에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얼마나 적었는지를 알 수 있다.

아동 청소년들에게 가장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부모의 사별과 이혼 그리고 재혼과 전학이라고 한다. 모든 것의 공통점은 관계의 상실과 새로운 관계형성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래서 이혼을 할 때에도 면접교섭권에 대한 협의를 하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문제는 이것이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것이고 합의된 것이 지켜지지 않아도 비동거부모에게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혼가정의 자녀들에게 물어보면 부모의 이혼 후 비동거부모를 만나는 것이 더 정서적 그리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며, 품행장애나 학업부진 등을 막을 수 있다고 할 때 이혼가정의 자녀들이 비동거부모를 만나게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이지만, 이혼부부가 서로 정서적, 심리적 이혼에 이르지 못했을 경우에는 자녀들을 통해서 서로의 삶에 대한 3자 개입을 싫어하고 그와는 다르게 자녀를 만났을 때 상대방을 비난하기 때문에 이혼 후 비동거부모의 경우 자녀에 대해서 잘 알 수 없다수도 있고 혹 만난다고 하더라도 자녀는 매우 곤욕스러운 충성심 갈등 속에서 더 악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들을 다시금 새롭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번 사건들을 통해서 법에 대한 생각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곳곳에 있는 이혼가정 그리고 재혼가정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그들의 어려움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린 자녀들의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