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내부귀인과 외부귀인

공진수 센터장 2014. 4. 23. 09:55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음악치료사)

미술심리상담사 (미술치료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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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국가든 개인이든 심리적으로 건강하냐 아니냐를 판단하는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 중의 하나는 바로 귀인이론을 활용해 보는 것도 있다. 귀인(歸因, attribution)은 '원인의 귀착' 줄임말로서, 한 개인이 타인의 행동이나 사건의 원인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와 관련이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컵을 실수로 떨어뜨려 깨뜨렸을 때, 옆에 있는 사람과 부딪혔기 때문에 떨어뜨렸다고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이 너무 덜렁대서 깨뜨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처럼 하나의 결과를 갖고도 원인으로 생각하는 것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다양한 귀인이 나타난다. - 위키피아 -

여기에는 내부귀인이 있고 외부귀인이 있다. 위의 실례에서 전자는 외부귀인에 해당될 수 있고 후자는 내부귀인에 해당될 수 있다. 다르게 말해서 죄책감이나 자책감은 내부귀인에 해당될 수 있고, 책임회피나 남탓은 외부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순간 순간 이런 내부귀인과 외부귀인을 적절히 활용하여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사고 이후에는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생존자와 그 가족, 실종자의 가족 그리고 유족들이 보이는 모습에서는 내부귀인이 너무 강한 반면, 함께 고통과 책임을 나누어야 할 관계자와 담당자들은 외부귀인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양쪽 모두 심리적 고통 속에 빠져 있고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어제는 생존자 가족들이 죄인된 심정으로 국민들에게 호소문을 낭독하는 것을 보니 내부귀인이 참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것은 생존자 가족 뿐만 아니라 생존자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바로 옆에 있던 친구를 함께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평소 함께 지냈던 친구들이 시신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괴로워할 자책감은 과도한 내부귀인에 의한 것이다. 여기에 비해서 서로 네 탓만 하는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심리상담사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주변에는 외부귀인이 과도한 것을 보게 된다.

심리상담에서도 내담자가 어떤 귀인을 더 많이 사용하느냐를 자세히 살펴 보는데 이러한 것은 인지적 오류를 가져오게 되어서 결국 본질을 못보게 만드는 방해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번 사고의 본질은 우리의 안전의식 그리고 안전불감증이 그 원인이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에는 큰 관심이 없는듯하다. 당장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에만 관심이 간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책임을 지는 사람의 자리는 그 누군가가 다시 채울 것이고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다 다시금 비슷한 사고가 나면 다시금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본질이라면, 우리는 지금 흘리고 있는 눈물을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흘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사고의 원인도 정확하게 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고 이번 사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다시금 발생할 수도 있는 안전불감증적 사고를 미리 예방하거나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이번 사고가 주는 메세지일 것인데, 현재의 모습은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다. 그러다 보니 생존자와 그 가족, 실종자 가족 그리고 유족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괴로움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우리 사회가 건강하려면 통합적 사고 속에서 내부귀인과 외부귀인이 균형을 맞추어야 하며, 슬픔도 함께 나누고 기쁨도 함께 나눌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고의 본질을 명료화하고 사고의 진실을 밝혀냄으로써 다시는 이런 사고가 최대한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는데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