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잘 안다고 주장하는 내담자

공진수 센터장 2014. 5. 10. 00:00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부부심리상담사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음악치료사)

미술심리상담사 (미술치료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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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을 해 보면 가장 어려운 내담자가 누구일까? 심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일까? 아니면 심한 불안증에 걸린 사람일까? 가장 어려운 내담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부부상담이나 가족상담을 할 때 더욱 그렇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한 자리에서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주장하는 남편이나 아내가 있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서도 잘 안다고 주장하는 남편이나 아내가 있다. 부부상담이든 심리상담을 진행하기에 참 어려운 내담자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나 자신 혹은 상대방을 잘 안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제한적이며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한다고 할까? 다시금 정리해 보면 인간은 자신이 보고 듣고 말하고 싶은 것에 중점을 두고 나 자신이든 상대방을 파악하고 그것을 잘 안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과도한 신념으로 변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많다. 자신과 다른 신념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수용하지 못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여기면서 배척하거나 방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배타적이거나 방어적이라는 것은 모른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없어도 별로 어려움이 없다거나 불편하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을 신뢰감을 갖고 꾸준히 심리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내면에는 약한 마음과 억압된 감정 등등을 느끼거나 알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속모습을 직시하고 직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 그리고 힘든 과정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자기성찰 혹은 자아성찰을 통해서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내담자는 결국 '아하' 하고 깨닫게 되는 시간이 오게 되며, 왜 그동안 힘들게 살았는지 그리고 왜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심리상담의 효과라면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도 더 좋다. 그런데 알지만 아는대로 살지 못할 때 인간은 불행을 느낀다. '이것은 아닌데' 하면서도 반복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삶의 태도 그리고 삶의 습관은 그 사람을 괴롭히는 눈의 가시와 같다. 그래서 동일한 문제 때문에 넘어지고 동일한 현상 때문에 힘들어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정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정폭력 행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성장과정 속에서 가정폭력의 피해자였던 적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성장과정 속에서 가지게 된 신념 중 하나는' 나는 이 다음에 가정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이지만, 막상 입장이 바뀌고 위치가 바뀌게 되면 문제해결 능력에서 폭력적 혹은 공격적으로 변해 버린다는 것이다. 대화로 그리고 타협으로 문제해결 하는 것에 대한 경험이 적으니 익숙한대로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것이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폭력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행위자도 막상 감정이 진정되고 분노가 진정되면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여 피해자들에게 잘 해주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한다. 아울러 '다시는.....' 하면서 약속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아닌데' 하면서 고개를 가우뚱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소용돌이와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결국 알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인 것이다. 그래서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주장은 하지만, 실제로는 모르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인간은 아무리 배우고 깨달으려고 하더라도 자신에 대해서 다 알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스스로가 자신을 성찰하기도 해야 하지만 타인과의 교류와 소통 속에서 타인의 눈에 비춰진 모습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함께 챙길 때, 우리는 좀 더 통합적인 모습으로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이 만든 착각의 성 안에서 자신의 만족 속에 살아가는 실수를 범할지도 모른다. 심리상담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못이 없다든지 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자신에 대해서 어느 정도를 성찰하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