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군 입대 전 자살 소동

공진수 센터장 2014. 6. 25. 10:48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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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정신건강의학과에 집단임상을 나가보면, 현재 군 복무중인데 잠시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해 와 있는 사병들을 만난다. 심리적, 정신적 그리고 정서적인 어려움 때문에 잠시 정신건강의학과에 입원해 와 있는 내담자들인데,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 자신의 내면을 잘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함 - 안타깝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최근에 22사단에서의 총기난사사건을 접하고 나니, 여기에 대해서 몇 자 적고 싶어졌다.


얼마 전인가 어떤 지방에서 전화가 왔다. 동생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살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빨리 발견이 되어서 목숨은 건졌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가족들은 정말 혼란 속에 있다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위 사건이 벌어진 곳은 조그마한 소도시여서, 심리상담센터나 심리치료센터의 접근이 쉽지 않은 환경인 것 같았다. 짧은 전화상담을 해 드렸는데, 그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지금도 스스로 자문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통화에서 알게 된 자살기도자의 성향에 대해서 들어보니, 은둔형 외톨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감정표현을 거의 하지 않고, 대인관계에서도 소극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들은 자살기도자에 대해서 그저 온순한 사람 정도로 느끼고 있었던 모양인데, 막상 당사자는 군입대를 앞두고 스트레스가 매우 높았던 것 같다. 그래서 걱정과 근심을 하던 중에 자살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이 된다.


위에서도 잠시 적었지만 자살시도 이후에 어떻게 수습이 진행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럴 경우 군 입대는 우선순위에서 배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이 당사자의 심리치료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특히 자살시도와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 자살을 재시도할 경우가 30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군 입대 전에 위험신호를 보낸 것이기에, 군 입대 전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치료적 개입이 없을 경우, 이 당사자는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었을 경우, 다시금 극단적인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험한 세상을 살면서 한 두 번 죽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할 정도로, 요즈음 심리상담을 해 보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이 의외로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에서 시도를 한 경우는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은둔형 외톨이처럼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고 - 심지어 가족 내에서도 - 자신의 감정 역시 쉽게 개방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감정 속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극단적인 생각과 방법에 몰입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적은 경우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고 하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이 당사자를 도와줄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기에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고, 그리고 신뢰하고 지지해 주는 주변인이 인내심을 갖고 도와주지 않는다면, 쉽게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을 가진 젊은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많다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혹 자녀가 군 입대나 기타 사회생활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 같은데 표현을 잘 하지 않는가? 이제는 다 컸으니 '너가 알아서 해라' 하고 방임적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자녀의 사회성 발달과 친밀감 형성 그리고 대인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는 부모와 가족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이러한 것은 성년이냐 아니냐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자녀의 나이를 들먹이거나 자녀의 약점을 들먹이기에 앞서서 도와주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