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진수 센터장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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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만 있고 나면 친정으로 가버리는 아내. 그럴 때마다 자존심을 구겨가며 다시금 처가에 가서 아내를 찾아오는 남편. 이러한 삶의 반복이 이어지길 벌써 3년째. 남편 생각으로는 아내가 철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처가가 문제인지 혼동된다고 한다. 옛말에 출가외인이라고 했는데, 시집을 보내 놓고도 딸이 부부싸움을 했다고 친정에 오면, 오히려 감싸고 돌면서 사위의 입장보다는 자기 가족 입장만을 고수하니, 아내의 버릇은 이제 습관화 되는 것 같기도 하다며 하소연 하는 남편.
실제로 이런 부부들이 많이 있다. 위에 적은 것은 아내의 모습이지만, 부부싸움 후에 집을 나가서 친구집이나 모텔 등에서 외박을 하고 들어오는 남편들도 있다. 일종의 가출 아닌 가출을 하는 것인데, 이러한 일은 부부사이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왜냐하면 부부사이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꼭 이런 식으로 표현하거나 표출하는 것이 썩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행동을 통해서만이 소통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아울러 부부가 된다는 것은 원가족과의 경계선 설정을 새롭게 한다는 의미이다. 경제적인 경계선, 정서적인 경계선, 공간적인 경계선, 심리적인 경계선, 관계적인 경계선 등등 수많은 경계선들이 새롭게 설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결혼 후에도 이러한 경계선 설정이 제대로 그리고 건강하게 설정되지 못하면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처가는 딸을 품고, 시댁은 아들을 품을 때, 부부의 관계에는 이상전선이 생길 수 있다.
원가족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경우, 부부는 아직도 유아기적 상태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원가족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원가족과의 관계 유지를 끊으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었으면,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부부싸움 후에 자신의 원가족에게 의지하고 기대는 모습은 결코 지혜롭지 못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부부사이의 문제와 갈등에 원가족이 합류하기 시작하면, 문제는 문제화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결혼준비 때 많이 보게 되는데, 두 남녀는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하지만, 예비시댁과 예비처가가 개입되기 시작하면 밀당이 생기기도 하고, 그 와중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따라서 부부사이에 다툼이 일어나고 갈등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문제의 심각도와 사안을 부부가 지혜롭게 판단해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부부요, 나중에 건강한 부모가 되는 지름길이다. 그렇지 않고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 때문에, 혹은 자신의 입장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서 원가족을 모셔오기 시작하면 문제는 매우 복잡해진다.
위에 예시된 부부의 경우, 부부상담을 통해서 경계선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경계선 설정에 대한 훈련을 통해서, 앞으로는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부부의 건강한 경계선을 위해서 할 것과 하지 말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면서, 조금씩 부부관계가 낳아질 수 있었다. 모르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부부간에도 서로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들도 많다. 부디 부부싸움 후에 부부가 잘 해결할 수 있는 지혜와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 소홀함이 없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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