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부부상담]무늬만 부부, 마음은 남남

공진수 센터장 2014. 7. 22. 11:14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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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차의 주부 A. 그녀는 언젠부턴가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으니, 다름이 아니라 부부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 평소 말수가 적고 감정표현이 제한적인 남편과 산지도 어언 10년이 넘어서면서, 그동안 좋게 보이던 남편의 과묵함이 이제는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문제였다. 아내의 말에 대해서 가타부타 대답이 없을 때도 많고, 정작 부부가 합심해서 결정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아서 결국 아내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을 자주 접하다 보니, 이제는 서서히 지쳐가는 자신의 모습 속에서 남편에 대한 애정과 애착도 점점 줄어드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부부간에 좀 더 알콩달콩 살고 싶은데, 직장만 다녀오면 피곤하다는 이유로 자신만의 시간을 챙기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야속한 마음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의 한 구석을 채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 채움이 한계에 도달했는지 소진된 느낌이 든다는 주부 A. 그런데 그녀를 더욱 괴롭히는 것은 앞으로도 전혀 변화가 없을 남편에 대한 생각에 더욱 힘들다고 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욕구는 점점 커지는데, 엄마로서 혼자 그 감당과 책임을 지려고 하니, 어떨 때는 화도 나서 아이들에게 그 화를 대신 풀기도 했다고 한다.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했는데,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이러한 초심은 점점 사라지는 것에, 삶에 대한 권태와 외로움이 몰려오는 듯했다. 남자들은 다 그런가 하는 의문도 생기고, 남편 대신에 아이들에게 몰입도 하지만, 그렇게 하면 할수록 양육 스트레스와 함께 자주 올라오는 분노를, 아이들에게 전이시키는 것 같아서 두렵기도 하다는 주부 A. 그래서 일단 남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줄이기로 했다고 했다. 위험신호가 커지는 순간이 다가온 것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 인생 100세 시대에 20대 혹은 30대에 남녀가 만나서 반백년을 같이 산다는 것.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것에 대해서 너무 무심하지 않은지 모른다. 사랑만 있으면 저 하늘의 별까지도 따다 줄 수 있을 것처럼, 엄청난 파도 속에서라도 진주를 캐올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부푼 꿈과 희망을 가지고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 그런데 한 해 두 해 살다보면 서로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처음에는 배우자를 탓하다가 선택과 결정을 한 자신을 탓하기도 하면서, 무늬만 부부인 경우도 많다. 마음은 이미 남남이 되어 버린 경우도 본다.


심지어 집 밖에서는 잉꼬부부인 것 같은데, 집 안에서는 남처럼 살아가는 부부도 있다. 방을 따로 사용하는 경우는 그래도 양반이다. 집 안에서의 대화도 자녀들을 통해서 3자 대화를 하는 부부도 있다. 어떤 부부는 카톡으로만 대화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과연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쉽지 않다. 그런데 부부의 문제는 부부의 문제로만 남지 않는다는데 본질이 있다. 그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자라는 자녀들의 경우, 부부의 모습과 감정, 태도와 행동 등은 그 어느 것보다도 큰 영향을 미친다. 바로 자녀의 인성발달에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부부가 이러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경우, 거기에서 헤어나오거나 헤쳐나오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 서로에 대한 혐오감정이 혐오적 태도를 낳고, 혐오적 태도가 혐오적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다시금 혐오감정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을 살지만, 거기에서 헤어나오고 헤쳐나오는 방법은 모른채 계속 악순환에서 빙빙 돌고 도는 삶을 이어간다는 것. 그러다 지치면 '헤어지자' 혹은 '이혼하자'가 최종적 대안이 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자녀가 있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혹시 무늬만 부부인 경우는 아닌지? 가끔 부부의 애정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울러 살다보면 익숙해지고 타성에 젖는 것이 바로 부부의 삶이라고 볼 때, 부부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업그레이드를 해 보는 부부의 삶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