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진수 센터장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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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을 만나면서 들어보는 그들의 고민 중에는 당연히 학업에 대한 문제도 있다. 마음만큼 공부가 잘 되지 않거나 공부의 효율이 떨어져서 속상하다고 한다. 그런데 청소년 못지않게 속상해하며 옆에서 닥달하는 부모까지 있으니 더욱 미치겠고,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으니 더더욱 미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공부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그래서 청소년들을 상담하면서 그들을 자세히 관찰하곤 하는데, 물론 나의 관찰이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거나 증명된 사실은 아닐지라도, 무엇인가 느껴지는 면들이 많이 있어서 그러한 것들을 하나씩 적어볼까 한다.
공부에 대해서 생각해 볼 때 우리는 많은 심리학 부류 중에 인지심리학을 생각하게 된다. 인지심리학은 말 그대로 인지를 다루는 것이고, 우리의 두뇌와 그 두뇌 속에 있는 지식 등에 관심이 있는 심리학의 한 부류이다. 어떤 사람은 이 분야에 대해서 재미있다고도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심리학 중에서 제일 재미 없을 것 같다고 주장하는 등, 인지심리학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심리학은 매우 중요한 심리학의 한 부류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두뇌를 가지고 있고, 많은 부분의 지적, 심리적, 정서적, 정신적, 운동적 작업들이 두뇌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소홀히 하고, 그저 열심히, 그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학업성취도가 낮은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성적 때문인지 의기소침해 있고, 공부이야기를 꺼내면 질색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감도 없는 것 같고 자존감도 낮은 듯하다. 인생이 성적순은 분명 아닌데, 공부, 성적, 학업 등등의 이야기를 꺼내기라도 하면, 해서는 안되는 이야기가 나온 것처럼 마음문을 닫을 준비부터 하는 모습도 보인다. 한편으로는 위에 적은 것처럼 인생이 성적순은 아니라고 외치지만, 그 배경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도 본다.
사실 공부라는 것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것이 여러 가지 있다. 먼저 청소년들의 능력과 잠재력이다. 자신의 능력이나 잠재력보다 더 강한 요구를 받을 때, 청소년들은 매우 힘들어 한다. 따라서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소홀히 하지 않는지 되묻고 싶다. 중1일 되었으니 이 과정을 해야 하고, 중2가 되었으니 이 과정을 해야 한다는 획일적인 구조 속에서, 한번 뒤쳐지면 다시는 쫓아가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은, 도전보다는 포기와 좌절을 먼저 하게 만든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것은 노력에 대한 부분이다. 능력도 있고 잠재력도 있지만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에는 동기부여가 안 되어 있을 수가 있다. 무엇 때문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나중에 필요할 때 하면 되지 하는 마음에 그저 뒤로 미루기 십상이다. 그러다 때를 놓칠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것은 태도와 방법에 대한 부분이다. 공부에 대한 태도에서 공부를 하지 않으려는 저항감과 반항심이 있는 경우도 본다. 부모가 공부하라 하고 강요를 하다보니, 부모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이라고 할까? 아울러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서 헤매는 경우도 본다. 그러다 보니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하는 경우도 있다. 시간을 많이 투자했지만 효율은 떨어지게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공부라는 것은 창의성도 필요하겠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육상황을 살펴보면 기억이라는 측면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런데 기억이라는 것은 반복을 할 때 장기기억화 되어서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이러한 장기기억화 작업에 결핍이 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장기기억화 작업은 배운 것을 다시금 되새겨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귀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우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장기기억으로 만들지 못했을 경우, 그리고 시험에 응했을 경우 그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어떤 이론에 따르면 오전에 공부한 것을 8시간이 지나서 물어보는 것과 잠자기 전에 공부한 것을 8시간 자고나서 물어보았을 때, 어느 것이 회상이나 재인의 성공률이 높으냐에 대해서, 후자의 경우가 더 높았다는 주장이 있다. 즉 오전에 공부하고 하루를 보내면서 수많은 추가정보로 인하여 공부한 것에 대해서 간섭을 받았을 경우와 공부를 마치고 잠을 잠으로써 간섭을 덜 받은 경우, 후자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래서 공부와 휴식을 필요한 것인데, 문제는 요즈음 청소년들은 쉴틈이 없다는 것.
나는 청소년 여러분의 효과적인 공부법을 찾아 주고 싶다. 혹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나 그 부모께서는 메일로 자신의 공부법을 적어 보내주시길 부탁한다. 함께 고민하면서 각자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보는 작업을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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