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부부상담]아이들과 친밀한 아빠

공진수 센터장 2014. 7. 29. 10:52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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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을 하면서 느끼는 아내들이 바라는 남편상들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는 아이들과 친밀한 남편을 원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많은 남편 혹은 아빠들은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무심한 경우도 자주 본다.

 

심리학자들 중에는 다음과 같은 조사를 해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아이와 친밀한 아빠 사진과 그렇지 못한 사진들을 섞어 놓고, 엄마나 아내들에게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고르도록 한 것이다.​ 그랬더니 많은 아내들은 아이들과 친밀한 아빠의 사진들을 골랐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사 하나만으로 모든 아내들이 이러한 욕구가 있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향은 부부상담 현장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남편이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않는다는 것이, 아내들이 자주 하는 불만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애시절에 예비남편이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과 친밀할까 아닐까 하는 것을 어떻게 느낄 수 있고 아느냐 하는 것인데, 일차적으로 생각해 볼 것은 예비남편의 가족력 혹은 과거 성장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불행한 성장기를 보낸 사람일수록 아이들과 친밀해지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인지된다면 예비아내로서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지지 뿐만 아니라, (예비)아빠교실 등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도움을 받도록 해 주는 경우가 필요할 수도 있다.

 

여기서 잠시 주제를 벗어나서 내가 상담했던 어떤 부부는 이런 경우도 있었다. 어릴 적 아빠와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보지 못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마음 속에는 아빠 손잡고 여행을 다녀오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의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고 그의 마음 속에 다음과 같은 신념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나는 이 다음에 아빠가 되면 아이들과 여행을 열심히 다녀야지!' 일종의 반동형성적 방어기제가 자리한 것인데, 결혼 후 자녀들이 태어나자 매 주말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아내가 몸이 불편하고, 아이들이 가기 싫다고 하는 주말에도, 아빠는 자신의 신념대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의 욕구불만은 점점 커지게 되었고, 결국 이것이 원인이 되어서 부부상담 겸 가족상담을 받았던 가정이다. 심리상담을 하면서 남편이자 아빠였던 그 남성은 자신의 신념이 너무 강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가족 구성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주말 여행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면서, 가족들과 친밀해졌던 경우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위의 경우와 같이 성장기의 아픔과 결핍 그리고 좌절은 결혼 후 가정 속에서 그대로 투사될 수 있다. 부모와 친밀하지 못했던 남편이나 아내는, 자식들과도 친밀하지 못하는 아빠와 엄마가 될 수 있다. 특히 유교적 문화가 지배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친밀감 장애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아이들과 친밀감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아내들의 욕구가 바로 아이들과 친밀한 남편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이들 역시 엄마와 노는 것 못지않게 아빠와 노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은 아동상담을 해 보면 더욱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경쟁놀이에서는 아빠와 노는 것을 더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 아이들과 친밀감 형성에 어려움이 있는 남편 혹은 아빠들은 없는가? 요즈음은 정보를 찾아보면 다양한 곳에서 아빠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몰라서 실수할 수 있지만, 몰라서 상처를 주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