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나쁜 아이들은 없다!

공진수 센터장 2014. 10. 27. 18:26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놀이치료사 지도교수 

부부심리상담사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미술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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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등에 집단임상을 나가보면 참 다양한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만난다. 내면에 고민이 있음에도 잘 표현하지 못하는 학생들부터 힘만 세면 다 되는 줄 알고서 폭군처럼 행동하는 학생들까지. 이들과 함께 심리상담 작업을 하다 보면 어려운 점도 많이 있지만, 이래서 이들을 만나라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상담사로서 치료사로서 존재감과 정체성을 찾게 된다. 그런데 이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이 세상에는 나쁜 아이들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나쁜 아이라고 보는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놀이치료에 보면 아동중심 놀이치료라는 것이 있다. 사실 심리상담에서 이것은 내담자 중심 상담기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데, 말 그래도 아동중심으로 놀이치료를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모든 것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고, 일정한 부분에 대한 제한이 설정된다. 예를 들어서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고의적으로 파손하거나 하는 등의 행위는 엄격하게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이러한 제한 외에는 되도록이면 아동이 주도적이고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을 해 주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많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위축된 아이들에서부터 과도한 행동을 하는 아이들에게까지, 자유와 함께 일정한 부분의 제한을 두기 때문에 더욱 좋다.


그래서 위에 적은 아이들을 만나면 되도록이면 제한 속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것이 효과가 없을 듯 하지만, 실상은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다양한 억압 속에서 살아왔던 아이들에게는 약간의 제한을 받으면서도 자유를 구가하는 것에 마음 문이 열리고, 자존감이 올라가며, 주도성과 자율성이 고양되면서, 저 깊은 곳의 내면에 있는 잠재력과 함께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등이 살아나면서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변화되는 자신의 모습에 아이들은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자신에게 이러한 욕구가 있으며, 이러한 잠재력이 있었는지 잘 몰랐던 아이들이, 서서히 정체성을 찾아가고 가능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사실 부모들치고 자녀들 잘못 되는 것 원하는 분들은 없다. 그런데 자녀들을 양육하는 모습을 보면, 자녀들이 잘 되는 것보다는 잘못 되었으면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는 잦다. 그래서 적당한 야단과 잔소리가 아니라, 과도한 야단과 잔소리 속에서 칭찬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란다. 부모는 잘 되라고 하는 잔소리라고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은 멍든다. 그리고 서서히 소통의 문을, 교감의 문을 닫기 시작한다. 그럼 부모들은 '아 사춘기가 왔구나' 하면서 외면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한다. 결국 소통의 창이 닫히는 순간이 오게 되는 것이다. 서로가 같은 것을 보지만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르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무소통 속에서 살다보니 나중에는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아이들과 조금씩 관계를 형성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들 마음 속에는 부모에 대한 섭섭함도 있지만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도 가득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이쁜 짓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못된 짓으로라도 관심을 끌려고 과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술도 먹고, 담배도 피고, 야동도 보고, 가출도 해 보며, 도둑질도 하고, 거짓말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를 하고 나면 아이들에게 다가오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비난이요, 공감이 아니라 비판이다. 결국 낙인효과 속에서 아이들은 나쁜 아이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픈 상처와 마음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서 선입견과 고정관념 없이 이야기를 해 보면,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학업에 몰입하기에도 어렵고, 학업에 몰입하지 못하니 학업 성취도는 엉망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자존감은 온데 간데 없고, 10대를 전후해서 남은 인생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가득하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다시금 이야기 하지만 나쁜 아이들은 없다. 나쁘다고 낙인찍고 나쁘다고 바라보니 나쁜 아이들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의 위력은 너무나 대단해서 한번 낙인 찍힌 아이들은, 쉽게 자신의 모습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대해서도 수용과 인정보다는 부정을 하기가 쉽고, 아울러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쉽게 믿지 못하는 자세와 태도를 갖기도 한다. 기성세대들이 다시금 반성하며 돌아볼 일이다.


혹 자녀가 말썽꾸러기 같은가? 말썽꾸러기라고 낙인을 찍기보다는, 무엇 때문에 말썽을 부리는지 한번 관심을 갖고 바라보고 물어보기를 바란다. 이 세상에는 말썽꾸러기로 살고 싶은 아이들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버린 것에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고, 그래서 말썽꾸러기처럼 인식되거나 인정되어 버린 아이들은 너무나 많다. 부디 기성세대들은 아이들을 바라볼 때 좀 더 중립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