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학업포기자

공진수 센터장 2014. 10. 28. 12:10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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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것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학교에 다니고 있으나 학업에 관심이 없거나 포기상태에 빠진 학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집단임상을 위해서 여러 학교들을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을 슬쩍 보게도 되는데, 교실 풍경은 의외의 상황인 경우도 많다. 교탁을 중심으로 앞의 몇 명은 수업에 몰입하지만, 그 뒷줄로는 무관심하게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심지어는 그냥 자고 있거나 수업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수업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혹은 교권침해의 사례로 개인상담에 의뢰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만나보면, 다 순수하고 괜찮은 학생들인데, 언제부터 그리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본인도 제대로 이야기를 해 주지 못한다. 낮아진 자존감 속에서 무기력감과 알 수 없는 저항감이 존재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면서, 범불안장애와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두려움을 잊기 위해서 과한 행동을 한다. 결국 삶에 대한 목적도, 자신에 대한 정체성도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학교란 어떤 곳이고, 학업이란 무엇을 가르쳐 주는 것일까? 학령기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성장과 발달 속에서 사회화 되는 것을 말한다. 단체생활 속에서 협동심도 배우고, 경쟁심도 배우며, 배려심도 배우는 등등, 지식 못지않은 다양한 인성을 배우는 곳이 가정과 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성은 결국 성인이 되고 직장생활과 같은 사회활동을 할 때, 지식 못지않게 기초가 되어주는 거름과 같은 존재이다. 그리고 학업이라는 하는 것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인내심과 집중력, 몰입의 기쁨과 성취의 즐거움을 배우고 익히게 해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학업을 포기했다고 한다면, 이들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마 추측건대 처음부터 학업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공부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다른 것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회나 조건이 주어지지 않았을 경우, 이것도 저것도 아닌 묘한 입장과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닐까? 그러다 보니 정체성의 혼란이 오게 되고, 이러한 또래끼리 유유상종을 하다 보니,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될대로 되라는 식의 자포자기가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은 줄어들고, 간섭을 하는 사람만 있다고 생각할 때, 학업포기를 하는 학생들은 세상사가 힘들고 괴로울 것이다.


이러한 학업포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럽도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모양이다. 오죽하면 유럽연합에서 2020년까지 학업포기자 비율을 10퍼센트로 떨어트리겠다고 나섰겠는가? 현재는 약 15퍼센트의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하니, 100명 중 15명이 학업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학업을 포기한 학생들의 경우, 직업을 구하기가 힘들고, 결국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할 수 밖에 없으면서 사회적 비용도 높아진다고 하니, 학업을 포기하는 것은 한 개인의 문제 이상의 문제로 커진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주변에도 학업을 포기한 친인척 자녀들이 있다. 물론 큰 뜻이 있어서 학업을 포기한 자들도 있지만, 아직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건대 학업을 포기하면서 세운 계획대로 순항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오히려 학업포기로 인해서 감당해야 하는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하느냐고 더욱 몸부림을 치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울 때가 너무나 많다. 


우리나라도 통계를 찾아보니 년 몇 만명의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한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더 먼 길을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는 선택과 결정을 하고, 모험에 도전하는 모습이 안스럽기 그지 없다. 그리고 이러한 자녀를 둔 부모들의 스트레스는 매우 높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고 뾰족하게 도와줄 수 있는 길도 보이지 않으니 더욱 답답하다.


사실 자녀들이 학업에 관심이 없어지거나 학업을 포기하고자 할 때에는 조금씩 전조현상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서 학교에 대한 불만과 교육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등교거부나 가출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하며, 시험이 다가와도 무신경 하는 등의 다양한 모습이 노출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억압을 통해서 통제를 하려고 하는 모습도 있다. 그러다 자녀들과 갈등이 벌어지면 한동안은 파워 게임을 하지만, 이것도 지쳐버리게 되면 부모들도 포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것은 학업을 포기하느냐 못지않게 그럼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무관심하게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제 때 잘 잡아주기만 해도 일어설 수 있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러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동행심리치료센터가 자리하고 있는 인천의 경우, 연 3000여명의 학업포기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교육청 등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는데, 지속적으로 학업포기자들이 발생하는 것에는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학업포기를 생각하는 학생들을 좀 더 민감하게 접근하고, 그들에게 다시금 학업에 대해서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등등, 그리고 단기적인 지원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노력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기에 말이다.


혹 자녀들이 학업을 포기하겠다고 하면, 야단이나 잔소리를 하기에 앞서서 무엇이 그 원인인지 원인을 찾고 대안을 찾도록 해 보라. 부모의 능력으로 한계가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행복하면 자녀들도 행복하지만, 자녀들이 실패하면 부모들은 좌절할 수 있다. 찾아보면 학업포기자를 도와주는 기관 및 시설 등은 우리 주변에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여러 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