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선택적 함묵증(함구증)

공진수 센터장 2014. 10. 31. 18:35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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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동상담이나 청소년상담 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 중에는 언어발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혹은 어떤 장소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서 데리고 나오는 부모들이 있다. 일명 선택적 함묵증 혹은 선택적 함구증에 빠진 자녀들이다. 일반적으로 남자 아이들보다는 여자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이 되고 발견이 되는데, 필자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여러 명의 선택적 함묵증 혹은 함구증을 가진 학생들을 만나 보았으나 거의 대부분 여학생이었던 경우가 더 많았다.


선택적 함묵증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혹은 말을 하는 상황에서 수치심을 느꼈을 경우 선택적 함묵증에 빠질 수 있다. 학교폭력 등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고, 우울증에 빠졌을 때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사실 언어행위라는 것에는 검열이라는 것이 있다. 즉, 우리가 무엇인가 언어적으로 표현을 할 때에도 스스로 검열을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받아줄까 등에 대해서 나름대로 검열을 한 후, 언어적 표현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검열 후 언어적 표현을 했는데 자신의 예상이나 예측과 다른 상황이 벌어지면 말한 화자는 당황할 수 밖에 없고, 비슷한 상황에서 말하는 것에 대해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집에서 함묵증을 보이고, 어떤 아이들은 학교에서 함묵증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선택적 함묵증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도래되면 부모들은 말을 하지 않는 자녀를 다그치거나 혹은 말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 아이가 얌전하다고 생각하여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자녀들은 자신의 감정표현이나 언어적 소통에서 어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거나 숨기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따라서 선택적 함묵증을 보이는 자녀가 있다면, 그 이면에는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부모가 적절한 대응과 전문가와의 적절한 상담이 이루어져야, 이러한 어려움에서 자녀들은 벗어나고 부모들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가끔 사춘기 자녀들이 갑자기 말수가 줄어들거나 부모들과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등, 함묵증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여차하면 함묵증에 대해서 놓칠 수도 있다. 아울러 자녀들이 함묵증을 보이면, 응변학원 등을 보내서 자신감을 키우게 해주는 부모들이 있는데, 자신감의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민감한 관찰이 필요하다.


가끔 상담에 나온 성인 내담자들을 상대하다 보면, 자신은 말주변이 없다느니? 말귀가 어둡다느니 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말수가 많으면 천박하게 보인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내담자들도 많고, 남성들의 경우에도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자존감이 낮은 경우도 많다. 그런데 이러한 성향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아동기 혹은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서서히 형성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기 혹은 청소년기에 함묵증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이것은 반드시 치료가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선택적 함묵증에 대해서는 약물치료 뿐만 아니라 심리치료, 행동치료 등을 통해서 두려움과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어 주면서,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특히 가족들의 도움이 매우 필요한 것이 바로 함묵증이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이다. 필자가 만난 내담자의 경우에는 언어적인 표현은 제한적이었으나, 비언어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비교적 잘 하는 경우였는데, 비언어적인 표현부터 감정표현을 하도록 촉진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서서히 말하기에 대한 두려움을 낮추어 주자 함묵증에서 벗어난 경우도 있다. 아울러 내담자의 내면에 있었던 말 못한 내용 그리고 미해결된 문제들을, 부모와 협력하여 조금씩 해결해 줌으로써 함묵증을 벗어난 경우도 있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말이 많아도 문제일 수 있지만, 갑자기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말수가 줄어두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동 그리고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함묵증적인 증상이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꼭 받으시기를 바란다. 인간에게 언어가 있다는 것은 복 중의 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