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임상일지]다시금 만난 자폐 청년들을 보면서.....

공진수 센터장 2014. 12. 11. 10:45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놀이치료사 지도교수 

부부심리상담사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미술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전화문의 & 강의의뢰 : 070 4079 6875 / 070 4098 6875

메일문의 : kongbln@daum.net


인간관계 속에서 매일 동일한 사람을 만나다 보면, 다른 사람의 변하는 점을 쉽게 포착하기 어렵다. 그런데 몇 달 만에 만나게 되면, 다른 사람의 변화를 금방 감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매일 보는 가족들은 가족 구성원이 살이 쪘는지 말라가는지에 대해서 쉽게 발견하지 못하지만, 오랫만에 만나는 친척들은 이러한 것을 쉽게 발견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거의 1년 만에 작년에 임상을 했던 그룹들을 다시금 만났다. 비록 짧은 임상회기이지만 올해에도 치료임상을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1년 만에 만난 내담자들을 보니 그 사이에 많이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나는 금방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 자폐 성향을 가진 청년들이기에 여러모로 쉽지 않은 그룹이지만, 1년 사이에 과한 행동을 하던 내담자는 적절한 행동으로, 그리고 심한 자폐로 소통이 안되던 내담자들 중에는 조금이나마 소통하는데에 나아진 부분을 본 것이다. 그들을 보니 놀라움 뿐만 아니라 지난 1년간 이들의 장애 극복을 위해서 애썼을 복지사를 비롯한 관계자의 수고가 눈에 선하다.


이들과 다시금 만나서 짧은 임상회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장애를 극복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자폐가 있다보니 시선 접촉이 쉽지 않고 소통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서 풍선 놀이를 해도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고, 그저 묘한 미소를 짓거나 갑자기 괴성을 지르거나 아니면 무표정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기 때문에 놀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한 경우에는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다른 사람을 때리는 등의 행위를 해서 임상 분위기를 무겁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악활동을 하면,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면 음악이 가진 힘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음악치료적 접근 그리고 음악놀이적 접근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작년에 가졌던 비젼을 새해에는 실행해 볼 자신감이 생긴다. 바로 난타나 합창 등과 같은 음악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음표를 읽어내거나 리듬과 박자를 잘 모를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노력하면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이번 임상에서는 강하게 다가온다.


실제로 자폐 증상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일반인보다 더 강력한 음악적 그리고 미술적 소질, 즉 예술적 소질을 가진 자들이 많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나의 생각으로는 몰입도가 높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녀가 자폐라고 하면 처음에는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너무나 지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장애가 만성화 되어 버리고, 그들의 잠재력은 장애 속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이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조금 더 남아 있다. 바로 경제적인 부분인데, 악기 구입에서부터 지속적인 훈련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분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쉽지는 않다. 재능기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경제적 지원이 있을 때, 프로젝트는 좀 더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 20여명의 자폐 청년들을 위해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요즈음 다양한 궁리를 하고 있다.


아울러 한 단계 더 욕심을 가져본다면, 많은 자폐 청년들이 언어장애를 겪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과 합창을 해 볼 수 있다면 하는 거대한 꿈을 가져본다. 혹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자폐 청년들을 위해서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했으면 한다. 경제적 후원도 좋고, 재능기부도 좋다. 서로 서로 힘을 합칠 때 우리는 기쁨을 창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목표는 2015년 이맘 때쯤 자폐 청년들이 세상을 향해서 그들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