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부부상담]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요?

공진수 센터장 2015. 2. 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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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 등을 진행해 보다 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있는데요,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부부가 서로 상대방을 상담사 앞에서 비난한다는 것이죠. 지난 상담 이후의 삶에 대한 반추에서 서로 인정하고 존경할 만한 내용은 거의 없고, 이런 저런 불쾌한 언행을 했다는 것에 몰입하기 시작한답니다. 10팀의 부부 중 9팀 정도가 이렇게 부부상담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런데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부의 속마음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상대방의 성격의 변화를 추구하는 의도라기보다는 관계를 정리하고 싶어하는 의도라는 것 아시나요?


우리는 부부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 속에서 관계의 정리를 원하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상대방의 못난 모습, 추한 모습에 몰입하게 된답니다. 이래야 관계를 정리하는 분에게 합리성과 타당성이 제공되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예전에는 좋게 보이던 모습까지도 비난을 하게 되지요. 예를 들어 볼까요? 연애시절에는 과묵한 성격 때문에 신뢰감이 생겼던 남편이, 이제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존재라고 비난을 하는가 하면, 연애시절에는 애교가 많았던 아내에 대해서도, 사람이 너무 가볍다든지 경솔하다고 비난을 하지요.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인답니다. '저 성격 좀 바뀌었으면 한다고'요......


그런데 이러한 성격을 변화시킨다고 과연 관계가 좋아질까요? 그렇지 않답니다. 이미 관계를 정리하기로 선택하고 결정한 사람에게는, 상대방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를 가지고 오더라도 또 다른 핑계거리를 찾게 되지요. 그래서 그것을 가지고서 비난을 하고 공격을 하기 시작한답니다. 성격을 바꾸어 달라고 하는 것이 의식이라면, 관계를 정리하겠다고 선택하고 결정한 것이 바로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무의식에 대한 깨달음은 없으면서, 의식적인 부분만 해결되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위험하면서도 유치한 결과를 낳는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부부상담 등의 심리상담에서는 의식 뿐만 아니라 무의식 부분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노력을 하게 되지요. 이러한 것이 없으면 그 어떤 삶의 문제도 제대로 접근하기 어렵답니다. 왜 폭력을 행사하는지, 왜 외도를 하는지, 왜 배우자를 무시하는지, 왜 우울증에 빠져서 헤매는지 등등..... 이러한 예를 찾으라면 너무나 많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무의식과 직면하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죠. 보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무의식을 좀 더 명료화 하는 것에 주춤하는 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그래서 심리상담이 조금씩 깊어지면 의외로 심리상담에서 도망을 가는 사람들도 있지요. 이것을 저항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자신의 무의식과의 직면에서 자신감을 잃고 두려움에 빠져 버린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조금 멀리 갔습니다만 서로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부부간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서로 비난하기에 바쁘신가요? 상대방의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관계에 대한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지 않았는지 직면해 보시길 바랍니다.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모든 부분이 좋게 보입니다. 그러나 관계를 끊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모든 부분이 좋게 보이지 않지요. 오히려 간교하고 간사하며 교활하게 보이는 것이 바로 인간이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안경을 쓴 것은 바로 당신이고요. 결코 상대방의 언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