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왜 이웃끼리 싸우게 될까?

공진수 센터장 2015. 4. 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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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침시간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보면, 이중주차한 차주와 그 차로 인해서 막힘을 당한 차주 사이에 다투는 모습을 본다. 같은 단지 내에 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웃 사촌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차시비 때문에 다투는 것을 보면, 서로가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이웃으로 확대하기 전에 가족에게 적용해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좋은 가족, 행복한 가정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럼 왜 이웃끼리 더 다투게 될까?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가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멀리 있는 사람과 싸울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국가들을 보면, 다 우리 주변에 있다. 북한, 일본, 중국 등등..... 사람들의 관계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멀리 있는 사람과 다툴 경우는, 가까이 사람과 다투는 경우보다 더 적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웃끼리 다투는 경우는 너무 가까이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중주차 등으로 인한 주차시비를 이러한 범주에 다 집어넣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다른 이유는 없을까? 여기에는 이러한 면이 있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몸 뿐만 아니라 자신의 물건에도 자신의 몸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자동차를 가로 막은 차를 보면, 자신이 가로막힘을 당한 것 같은 감정이 생긴다.


 이러한 것은 우리가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잘 달리고 있는 자신의 차 앞에 깜박이도 넣지 않고 불쑥 들어오는 차들을 보면, 우리는 불쾌하다 못해 분노하기까지 한다. 그러다 보니 보복운전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보복운전을 하는 사람의 성향이 까칠하거나 분노조절을 잘 하지 못해서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이 달리고 있는 도로상에서의 - 도로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 일정한 경계선에 침범을 당했다고 느낄 경우, 불쾌감과 분노함이 혼합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중주차한 차에 대해서도 불쾌할 수 있고, 차를 빼달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쾌감에서 분노함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즉,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그 자동차를 소유한 차주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적당한 경계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 좋다. 친하다고 혹은 잘 안다고 막 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부모와 자녀 그리고 부부 사이에는 더욱 그렇다. 상대방의 경계선을 고의성에 관계없이 무시할 경우, 침범을 당했다고 느끼는 상대방은 불쾌감에서 복수심으로 감정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반복될 경우에는 그 폭발력이 점점 증대되어서 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


위에 이중주차를 예를 들었지만,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면, 빨리 양해를 구하고 상대방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쾌감을 유지하거나 분노함을 일으키거나 복수심을 키우게 만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이웃까지 가기에 앞서서 가족 안에서 더욱 그러하다. 아울러 자신의 경계선도 잘 지키고 배려를 받아야 하지만, 상대방의 경계선에 대해서도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매우 필요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웃 사촌이 아니라 이웃 원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