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보라!

공진수 센터장 2015. 4. 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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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습관적으로 잘 내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사소한 것에도 쉽게 흥분하고, 이렇게 시작한 분노가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수시로 반추하는 경우의 사람들도 있다. 쉬운 말로 뒷끝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도 자신의 분노 성향을 고쳐보려고 하는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분노를 수시로 내다보면 그것이 옳든 그르든 관계 없이, 인간관계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외를 당할 수도 있고, 고립을 당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따돌림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우리가 분노를 낼 때,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분노한 모습을 타인은 더 많이 볼 수 있지만, 자신은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가 화난 모습을 영상으로 찍는다고 하면, 그것도 공공연하게 찍는다고 하면 아마도 더욱 화가 날 것이기 때문에, 분노한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기에도 한계가 있고 그래서 차후에 말로 전달을 하다보니, 막상 분노를 낸 사람들이 자신을 잘 성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나는 부부상담의 경우 다음과 같은 부탁을 해 보기도 한다. 부부싸움을 할 때 목소리를 녹음해 보라는 것이다. 비록 영상은 아니지만 목소리만 들어도 우리는 분노의 상황과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데 녹음된 목소리를 들으면서 많은 사람들은 놀라기도 한다. 자신의 목소리가 이렇게 큰지, 이렇게 높은지, 이렇게 강한지 놀라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분노하게 되면 그 이유야 어찌 되었든 간에 잠시 해리현상을 겪는 것 같다. 쉽게 말해서 기억상실증에 빠지는 것 같다는 것이다. 자신의 분노한 모습에 대해서 그리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에 대해서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한 분노를 내고 나서도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나 수치심 그리고 후회감은 겪을지언정, 분노의 모습이 자신과 타인에게 미친 영향력에 대해서는 더더욱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분노는 숨기거나 억압하거나 회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에게는 분노라는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스려야 할 감정이다. 그리고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감정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겠지만, 그 감정을 다루는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나 모습 등을 관찰해 보는 것은 매우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에 대해서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분노로 인하여 전화상으로 분쟁이나 갈등을 풀 경우에는, 통화의 내용을 녹음에서 차후에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을 좀 더 잘 알 때, 우리는 분노에 대해서 두려워하거나 분노를 나쁜 것으로 생각할 필요없이, 적절하게 분노를 다스리며 분노를 표현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인들에게는 분노조절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듯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다보니 쌓이는 것은 스트레스이고, 이 스트레스를 누구라도 살짝 건드리기만 하면 폭발할 것 같은 것이 요즈음 우리들의 삶이 아닐까? 그러니 분노를 다스리라는 것은 알겠는데 현실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니, 조금이라도 분노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보는 노력도 가치가 있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