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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산에 올라가서 관계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참가비가 없는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를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목격한 것을 보고 느끼는 점이 있어서 몇 자 적어 본다. 한편으로 산에서 놀이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 색다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등산 후에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기에 참가자들이 힘들수도 있고 지쳐 있을수도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을 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으니, 그것은 다름이 아닌 놀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전혀 놀고 싶어하지 않는 아빠의 모습이었다.
짝을 지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참가한 아이들에게 물어 보았다. "누구랑 하고 싶어요?"라고 묻자, 아이들은 당연한 듯이 "아빠요!"하고 자신있는 목소리를 낸다. 그런데 아빠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면서 하는 말 "엄마랑 해!". 물론 이럴 수 있다. 아빠도 엄마도 등산을 하면서 지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아빠의 손에 잡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스마트폰이었다. 인터넷을 보는지 아니면 TV를 보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산에까지 올라와서 그것도 자녀들과 관계를 더욱 좋게 강화하고자 올라온 산에서까지,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저 분은 무엇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였을까?'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모든 인간은 그것이 법적, 윤리적, 도덕적으로 저촉되거나 비난 받을 일이 아니라면, 행할 자유가 있기에 그냥 넘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표상이라는 것인데, 우리는 어떤 일과 사람 등을 경험하면 그것을 표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여러분에게 '어머니 하면 떠 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어머니의 이목구비보다는 어머니가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해 주셨는지에 대해서 말해 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표상이다. 이러한 표상은 같은 현상을 보면서도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엄마랑 아빠랑 등산길에 오른 아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기대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게 된다면, 그것은 독특한 표상으로 남게 된다. 즉, 평소에 잘 대해 주시는 부모라 하더라도, 한번의 실망감이 그들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에 대해서 부모들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사소한 실수나 실망감에 대해서 그냥 무심코 넘기겠지만, 자녀들에게는 그것이 표상으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아빠는 저하고 놀아준 적이 없어요"라고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와 많이 놀아보지 못한 자녀들은 후에 그러한 부모가 되어 버린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난리다. 특히 상술이 한술 더 뜬다. 여기에 징검다리 휴일이 있다 보니 더욱 난리인 것 같다. 한 두 번의 이벤트성 난리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이어지는 부모와 자녀들의 관계 형성과 유지가 그들의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해 준다. 혹 부모들이 위와 같은 상황 속에 들어간다면, 좀 더 자녀들과 소통하고 관계하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이러한 것이 나중에는 자녀들이 부모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피드백 되어 온다. 특히 부모의 노년에 말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유산을 물려주는 부모가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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