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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방학 기간 동안 어떤 중학교에서 남자반 그리고 여자반 참가자를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했다. 무기력한 대상자들을 선별하여서 비록 단기간이지만 미술치료를 하게 된 것이다. 짧은 여름방학인지라 총 4번 밖에는 실시하지 못하는 사정상 빨리 관계를 형성하고, 본격적인 미술작업을 통해서 참가자들의 무기력함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동일한 프로그램을 해도 남자반과 여자반의 반응이 달랐다는 것이다. 남자반 참가자들은 그리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을 더 선호했고, 이왕이면 좀 더 역동적인 것을 더 원하는 것 같았다. 여기에 비해서 여자반 참가자들은 만드는 것보다는 그리는 것을 더 선호하였고, 조용히 앉아서 자신과 자신의 작업에 몰입하기를 더 원했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그리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을, 여자들은 만드는 것보다는 그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것이 결코 허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상담사로서도 좀 더 세심하고 민감하게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런데 그리는 것이든 만드는 것이든 많은 사람들은 미술치료를 하게 될 경우 두려워 하는 것 같다. 무엇인가를 그리거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에 빠진다고나 할까? 그리고 그것도 잘 그리고 잘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에 빠진다고나 할까?
그럼 이러한 것은 누구에 의해서 그리고 언제부터 학습된 것일까? 이러한 것은 우리가 태어나서 어느 정도 성장한 후, 학습을 하는 과정 속에서 부모나 보호자 혹은 선생님들에 의해서 억압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특히 교육의 현장에 들어가다 보면, 경쟁하게 되고 비교하게 되면서, 누가 조금 더 잘하고 누가 조금 더 못하는 평가 가운데에서 사람들은 두려움을 배우게 된다.
잘 하는 사람이야 별 문제가 없을지 모르나,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평가의 대상이 되거나 평가물을 만들어야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과 부담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술치료란 이러한 억압과 억제 속에서 벗어나는 그리고 자신의 문제에 직면하는 과정이자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미술작업 등을 할 때에 비교되어서 힘들었던 것에서 자유로움을 얻고, 인정받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묘하게도 다시금 미술작업을 통해서 체험해야만이 우리는 덜 억압적이며 좀 더 자유로운 심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술치료는 미술교육적인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교육은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부담감을 가졌던 아동,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도 미술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을 자주 체험한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무의식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그리고 시각화된 무의식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은, 우리의 삶 속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의식보다는 무의식을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남자와 여자는 미술치료에서도 이렇게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그러니 이러한 남녀가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될 때, 그들 사이에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예로 전체가 그렇다라고 일반화 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고 주의깊게 자녀들을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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