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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분들이 있다.
"전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았는데요, 왜 닮아 있을까요?"
"전 어머니의 이런 저런 부분이 싫어서, 나는 커서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살았는데, 지금 보니 어머니를 닮아 있는 저의 모습이 너무 미워요!"
여러분 중에도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고백을 하는 분들은 그래도 정직한 분들이다. 많은 분들은 이러한 것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인지하더라도 고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닮고 싶지 않았는데도 닮게 되는 걸까?
우리가 누군가를 닮는다는 것은 적어도 아래 3가지 경우 중의 하나가 될 듯 싶다.
첫째, 사랑하게 되면 닮는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랑을 닮게 되어 있다. 이것을 반대로 말하면, 닮았기에 사랑한다는 말도 성립될 듯 싶다. 나는 이러한 것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을 통해서 많이 느낀다. 대부분 반려동물과 그 주인들을 보면, 비슷한 면이 있다. 특히 외모를 비슷하게 만들어 주는 것을 보면, 이러한 점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즉,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닮게 만들어 주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둘째, 존경하게 되면 닮는다.
우리는 아무나 닮지는 않는다.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나 생활 속에서 존경하는 사람을 닮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사람은 이순신 장군을 닮으려고 하고, 또 다른 위인을 존경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삶을 닮아가려고 한다. 이것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비슷하다. 부모가 존경스럽다면, 자녀들은 부모를 닮아가게 된다.
셋째, 미워하면 닮는다.
이건 무슨 이야기냐 하고 의아해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연한 사실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사람을 닮게 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을 의식하게 되고, 그 의식하는 정도가 강할수록 무의식 속에 그 사람에 대한 것들이 저장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닮고 싶지 않았던 것까지도 무의식 속에 저절로 저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평소에는 이러한 것이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 무의식이 삶을 좌지우지 하게 된다.
예를 들어볼까?
엄한 아버지 그리고 감정조절을 잘 하지 못하던 아버지 아래에서 자란 사람이 있었다. 이러한 아버지의 모습과 태도에 대해서 자녀들은 너무나 싫고 닮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맨 위에 적은 것처럼 "나는 이 다음에 부모가 되더라도 저렇게 하지 않으리라"고 다짐에 다짐을 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낳아보니, 자신은 통제가 될 듯 싶은데 문제는 자녀들이 부모의 마음 같지 않더라는 것이다.
한 번 두 번 참기 시작한 화와 분노가 드디어 폭발하는 계기가 있었다. 자녀들이 감당하기에도 벅찰 만큼의 화와 분노를 쏟아놓고 나니, 마음 한편은 통쾌한 것 같은데 그것도 잠시, 왠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화와 분노라는 감정이 요동을 치는 순간, 의식은 사라지고 무의식이 요동을 쳐 준 덕분이요, 그렇게도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 속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와 같이 우리는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사람을 닮는다. 미워함 역시 사랑이나 존경과 같이 대상에게 집착하고 몰입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렇다. 따라서 우리는 미움이라는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미움이 더욱 성장하면 증오가 된다. 이 때쯤 되면 자신이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자신을 조종하게 된다.
아울러 가정에서 자녀가 부모의 뜻에 거슬린다고 해서 "너는 지아비 혹은 지어미 닮았냐?"고 말을 하거나 "넌 누구를 닮아서 그러냐?"고 비아냥을 하는 것은 양육태도로서 비효율적인 방법과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듣는 자녀들의 마음에는 부모에 대한 원망, 섭섭함, 화와 분노가 자리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금 자녀들은 부모의 이러한 양육태도를 배울 수 있고 닮을 수 있다.
부디 사랑하고 존경하게 만들 수 없다면, 미워하게 만들지 말자. 그리고 사랑과 존경을 하지 않더라도 미워하지는 말자. 그것이 바로 당신의 삶을 좀 더 자존감 있게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알기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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