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칼럼

[가족연구]부모 중심의 양육 스타일

공진수 센터장 2015. 12. 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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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이상심리 혹은 이상행동 때문에 심리상담센터나 심리치료센터를 방문하는 부모들을 만나보면, 그 스트레스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부모를 지치게도 하고, 부모를 우울하며 분노하게 한다. 그러니 감정을 다스리는 것 역시 쉽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름 지식이 있지만, 막상 상황이 벌어지면 그 아는 지식도 무용지물이라고 토로하기도 한다.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호소이다.


그런데 자녀들의 이상심리 그리고 이상행동은 부모로부터 양육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주 원인인 경우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부모 중심의 양육 스타일을 가진 부모들을 통해서 받는 자녀들의 스트레스 역시 부모 못지않게 높다. 그러다 보니 요즈음은 아동 및 청소년들의 우울감도 매우 높은 편이고, 분노조절에 대해서도 취약한 아동 혹은 청소년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개인적인 기질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각 가정의 생활 문화에 의한 부작용인 경우도 많다. 특히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제적인 가정에서의 자녀 스트레스는 매우 높은 편이다. 여기에 학업 중심 그리고 성취 중심의 자녀 양육을 하는 부모들 아래에서 자라나는 아동 그리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는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이러한 것이 가정에서 잘 소화되지 않으면 그것을 또래 집단으로 가지고 오게 되는데, 그러한 것이 바로 학교폭력과 같은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학교폭력은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에만 있을 것 같지만, 상담 현장에서는 초등학교에도 있다는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아동 및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대부분의 경우 가정에서 심리적 안정감과 정서적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가정이 많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부모는 분명 자녀들보다 적어도 한 세대 앞서가는 세대이다. 적어도 시간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부모라고 해서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며, 자녀라고 해서 인격이 없는 것도 아닌데, 부모들은 자녀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경우나 그들의 욕구에 대해서 무시하는 경향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미성년자라는 것이 인격이 없다는 것도 아닌데 자녀들을 부모 중심의 양육관으로 키워 버리는 경우가 바로 자녀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임을 모르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 역시 가정에서 원활한 소통부재로 인하여 공감과 소통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채, 다시금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제적인 성인으로 자라나게 된다. 이러한 것을 성인이 되는 과정 혹은 성인이 되고나서 잘 극복하면 모르지만 그렇지 못하게 되면 아동 및 청소년 시절에 그렇게도 저항하고 거부했던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게 된다.


자녀들을 키우는데에 있어서 부모 중심의 양육보다는 자녀 중심의 양육을 권하고 싶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항에 저촉만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법적, 윤리적 그리고 도덕적 문제와 생명과 관련된 것이 아니면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부모들이 이러한 부분 외에도 사사건건 부모의 틀대로, 부모의 생각대로 자녀들을 만들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도 지치고,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겨주는 부모들도 지치고 만다.


그 때부터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강도와 빈도가 강하고 잦을수록 자녀들은 이상심리와 이상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생활습관과 양육관의 변화만 주어도 극복할 수 있는 아니 예방할 수 있는 것을 문제를 만들어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자녀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녀 중심의 양육으로 스타일을 변경하라. 그렇게 해서는 자녀들의 앞날이 불안하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불안감부터 성찰해 보는 것은 어떠한가? 자녀들의 앞날이 불안한 것이 아니라 당신이 바로 불안에 취약한 사람이니 말이다. 불안에 취약한 사람은 불안한 것만 생각하고, 불안한 상황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자녀들의 잠재능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잘 안되면 어떻게 되지? 라는 불안감이 생기게 되고, 불안감을 갖고 바라보니 자녀들의 삶에 대해서 좌지우지하고 싶어지는 유혹에 빠진다.


부모의 말대로 해서 성공하는 경우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성공한 자녀들의 경우에는 자존감이나 자주성, 주도성 등등에서 결핍을 보이는 경우도 잦다. 비록 경제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나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동안 부모로부터 존중과 사랑을 배우지 못했으니, 자신의 자아상에 대해서 존중하고 사랑하는 면은 부족할 수 있다.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지 못하니 타인에 대해서도 결과와 성과로만 판단할 뿐, 결과와 성과와 무관한 존중과 사랑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사람들이 된다. 아니 무엇인가 가진 자에게는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회피하는 등의 모습을 가지는 이중성을 가지기도 한다. 매우 비인격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녀 중심의 양육을 가져라. 단 위험과 생명에 대해서는 허용하지 않는 선만 지켜라. 모든 것을 부모 중심의 양육으로 자녀들을 부모의 생각의 틀, 부모의 욕구의 틀에 넣으려고 하지 말자. 그렇다고 그 틀에 들어갈 자녀들도 거의 없으며, 그렇게 만들어지는 자녀들의 자아상은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부모, 훌륭한 부모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녀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라. 자녀들의 욕구에 대해서 허용적인 자세를 취하라. 단 위에서 적은 몇 가지의 예외적 상황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부모를 자녀들은 좋은 부모, 훌륭한 부모보다 더 가치있는 존경하고 싶은 부모라는 표상을 마음 속에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