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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동 혹은 청소년 심지어는 청년까지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로부터 매로 훈육을 당하는 자녀들을 만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녀들이 다양한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 이상심리가 있거나 이상심리까지는 않더라도 사회생활, 단체생활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볼 때, 자녀들을 매로 다스리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매로 자녀들을 다스리면 위험할까요?
학대까지는 아니지만 매를 맞는 자녀들을 보면 여러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1) 자기확신이나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일반적으로 매를 맞게 되는 것은 잘못을 했을 때와 부모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했을 때입니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에는 부모의 기대치와 자녀들의 기대치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의 기대치가 자녀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함으로 인하여 체벌을 당한다면, 자녀들은 자기확신과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이들은 평소의 언행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다라든지 해내겠다는 말보다는 못한다, 모른다, 불안하다, 실패하면 어떻하지? 실수하면 안되는데... 등등의 자기확신과 자신감이 떨어지는 언행을 합니다. 그러니 놀이치료 중 게임을 하더라도 성공할까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면 어떻하나? 실패하면 어떻하나?에 몰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말대로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자주 겪게 됩니다. 이런 자녀들일수록 매로 훈육을 받은 경우가 많다는 것은 저의 상담 경험 속에서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이러한 자녀들을 이러한 자동적 사고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상담치료는 치료대로 하면서, 부모교육 및 부모상담을 병행하게 되는데, 문제는 짧은 시간 안에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는 것이죠. 따라서 자녀들을 매로 다스리는 것은 곤란합니다.
2) 자존감이 낮아지게 됩니다.
특히 자녀들을 매로 다스린 부모들은 감정이 식으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자녀들에게 보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자녀들은 혼란스럽게 되지요. 원래 우리 부모는 착하신 분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를 내시고 매를 들었다는 것은 내가 잘못한 것이구나 하는 의식이 마음 속에 자리하게 되지요.
이러한 의식은 왜곡된 것이기도 하지만, 자녀들은 자신을 바라보는 자아상에서도 왜곡이 일어나게 됩니다. 부모를 화나게 만든 존재로서, 부모가 매를 들고 나서 자책하게 한 존재로서 자신을 바라보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지요.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들은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데에 왜곡된 시선을 가지게 됩니다.
사람 사귀기가 어렵고, 세상은 두려운 곳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울러 자신은 못났으며 못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한 생각에 빠지게 되면 자기관리과 감정관리 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러한 것이 거친 성향으로 발전하게 되면 또래 집단 안에서 폭력적이 되거나 공격적인 성향이 되어서 낙인이 찍히게 되기도 하지요.
그럼 역시 나는 못한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구나 라는 확신에 빠지게 되고, 그러한 감옥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면서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젼도 없고, 낙인찍힌대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귀한 아동기 혹은 청소년기 심지어는 청년기를 이러한 사고의 감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죠. 혹 여러분의 자녀가 이렇다면 어떻습니까? 안타깝지 않습니까?
따라서 매로 자녀들을 다스리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양육과 훈육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자녀의 인격을 죽이는 인격살인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그러한 인격살인은 언제가는 복수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더 많은 힘과 권력을 가질 때 말이죠.
3) 매로 자녀들을 다스리면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다.
자녀들이 잘못을 했을 때 분명히 가르치고 훈육을 해야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매부터 들기 시작하면 자녀들은 매만 맞지 않으려고 진정성 없는 사과, 삶의 변화 없는 잘못 인정하기 등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니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게 되고, 그러한 잘못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더욱 더 분노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은 매를 맞지 않기 위해서 일단 피하고 보자는 전략 때문이지요. 그러다 보니 문제의 본질에는 접근도 하지 못합니다. 매 앞에서 말을 듣는 것 같은데, 자녀들의 마음 속에 있는 저항감은 줄어들지 않으니, 오히려 더 큰 사고를 치거나 말썽을 부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점점 매 맞는 것에 익숙하게 되면, 매를 들어도 겁도 두려움도 가지지 않는 경우도 많지요.
그 때쯤 되면 부모들은 지치거나 지게 됩니다. 자녀들과 함께 하기에는 마음의 간격이 너무 커졌고, 부모가 자녀들을 낙인 찍듯이 자녀들도 부모를 낙인 찍습니다. 화만 내는 사람, 폭력만 행사하는 사람, 이기주의자, 이중인격자 등등 부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자녀들의 평가는 상상을 초월하게 되지요.
그러니 매로 자녀들을 다스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녀들의 양육과 훈육을 위해서는 배우고 익히면 노력하고 실천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쉽습니다. 자녀가 태어나면 바로 부모가 되는 것이지만, 존경받는 부모가 되는 것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노하우와 시행착오 속에서 노력을 해야 존경받는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물리적 부모는 존재하지만,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 혹은 정신적 부모는 존재하지 않는 가정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의 권위는 없어지고 오직 권위주의가 판을 치는 가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로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가족이 웬수가 되기도 하지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녀들과 행복한 관계, 만족스러운 관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그리고 배우고 익힌 것을 실생활 속에서 적용을 해 보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상담 등으로 보완을 해야 하며, 적어도 부모 관련 책을 몇 권 정도를 읽을 정도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금연 등을 계획으로 삼지만,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 건강입니다. 점점 가정이 해체되고, 가족의 정서가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 속에서, 건강한 가정과 행복한 가정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자녀들을 매로 다스리지 않으면서도 부모와 자녀 관계가 잘 유지되는 가정을 꿈꾸십니까? 어떤 길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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