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우울한 사람들 (2) - 책임감

공진수 센터장 2016. 1. 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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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사람들을 상담하다 보면, 무기력한 모습도 자주 발견하지만, 그 속에서도 책임감이 과도하게 강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도한 책임감이 우울감과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임감을 다 완수하지 못했을 때, 삶에 먹구름이 끼는 듯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책임감 중에는 특히 부모와 관련이 되어 있거나 배우자 및 자녀 등 가족과 관련된 책임감이 많이 있다. 지병에 걸린 부모를 잘 수발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도 있고, 이혼 후 배우자 그리고 자녀들에게 더 잘 해주지 못한 것 때문에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책임감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소양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책임감이 너무 과도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 예로 상담에서 만났던 어떤 여성은 우울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부모의 이혼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 중학교에 진학할 즈음에 부모는 이혼을 했다. 그리고 아버지와 동거가족이 되었다. 즉 어머니는 그녀의 곁을 떠난 것이다. 그녀에게는 아끼는 여동생이 있었는데, 이 때부터 그녀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 동생에 대한 책임감으로 살아가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서 아버지에게는 아내와 같은 역할을, 동생에게는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그 때에는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며, 가장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반대로 그러한 상황에서 방황을 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살았다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아내같이, 엄마같이 밥하고 빨래하는 등등의 가사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은 시간이 나는대로 놀러도 다니고, 집에 오면 부모가 차려주는 밥과 챙겨주는 옷을  먹고 입으면서 살았지만, 그녀에게는 이러한 삶이 주어질 수 없었다. 스스로 헤쳐 나가야 했고, 스스로 대처해야 했으며, 아버지와 동생을 챙겨주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 속에서 그동안 살아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마음이 허전해지고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왜 자신은 주기만 해야 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는데, 혹 지금까지 해 온 것에 대해서 소홀해지면 비난은 비난대로 듣게 되니,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들고,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에 대한 드라마를 보면, 행복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우울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러한 증상이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어서, 이제는 드라마 보기도 싫고, 우울한 것은 더욱 더 보기 싫다고 했다. 과도한 책임감이 그녀에게는 살아가는 힘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문제는 그러한 책임감이 과도하여서 소진되고 지쳐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책임감이 없는 사람보다는 책임감이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 그런데 이렇게 책임감이 있는 사람을 배려해 주는 것은 매우 취약하다. 그래서 일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변에서 뭐든지 잘 한다는 말에 중독되어서 일중독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문제는 이러한 것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혹 당신은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힘들지 않은가? 아울러 그러한 책임감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느낄 때 우울함이나 무기력함을 느끼지는 않는가? 이러한 성향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이러한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면, 심리상담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무엇 때문에 과도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와 그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