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상담칼럼

[부부연구]외도 후 - 피해 배우자의 퇴행에 대해서

공진수 센터장 2016. 1. 2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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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외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 배우자는, 감정이 멈추며 생각이 멈추게 된다. 일상이 멈추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도 잠시 각성된 상태에서 점점 정신을 차리게 되면, 갑자기 퇴행적 모습을 보인다. 이제 말을 막 배운 어린 아이처럼, 물은 것을 또 묻고, 다시금 묻는 반복적 행위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답변을 듣지 못하게 되면, 행위 배우자의 고백과 사실에 대해서 의심과 거짓말이라고 낙인을 찍는다.


부모를 믿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퇴행이라고 한다. 너무나 놀란 가슴에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고, 자신의 모범 답안지 이외의 내용을 듣거나 알게 되면, 그것을 일단 부정하면서 퇴행적 행위에 빠지는 것이다. 여기에 피해 배우자 주변 사람들은 피해 배우자의 행위를 더욱 강화시킨다.


이를 다른 예로 든다면, 병원에 가야 할 아이가 두렵다고 하면, 그냥 달래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과 비슷하다. 병원에 가지 않으면 더욱 중대한 상태와 위기가 되고, 치료와 회복에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피해 배우자의 원가족과 지인들은 피해 배우자의 논리와 사고를 강화시키는 역기능적 역할을 한다.


여기에 예를 들어도 중립적인 예가 아니라 편향적인 예를 가져오면서, 이혼을 부추기거나 피해 배우자의 불안을 강화시킨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한번 외도한 사람은 영원히 외도한다라든지, 외도 후에는 이혼이 답이라든지 등등이다. 이러한 것은 행위 배우자의 원가족이나 지인들도 행위 배우자들의 행위를 변호하거나 방어하는 논리로, 행위 배우자를 지지하고 지원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요즘 세상에 외도 안하는 사람 있어?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지? 외도를 했다면, 피해 배우자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랬겠지? 등등이다.


매우 나쁜 사람들이 피해 배우자와 행위 배우자 주변에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약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독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피해 배우자든 행위 배우자든 원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의지하거나 의존을 하면서, 자신의 공격기제와 방어기제를 강화한다는 것.


심지어는 점을 쳐 보는 등의 행위를 통해서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성과 자율성을 던져 버린 채, 홧김에 이혼하고, 홧김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이혼하고 자살하면 문제가 끝날 것처럼 생각하지만, 나의 상담과 치료 경험을 통해 보면 너무나 무책임한 행위이고 후회되는 행위를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의해서 처리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서 그리고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판단에 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처리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논리가 가장 합리적이고 정당하다고 주장한다는 것. 그러니 준비없는 이혼을 하고, 대책없는 자살시도를 한다. 그리고 이혼의 경우에는 매우 후회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왜냐하면 이혼을 통해서 마음의 상처가 낳지 않기 때문이다.


암환자가 가족과 헤어진다고 암이 떠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가족과 헤어지는 것과 무관하게 암수술을 받거나 암치료를 받아야 아픔이 사라지는 것인데, 사람들은 행위자가 보이지 않으면 문제도 아픔도 상처도 없어질 것이라는 비논리적인 착각 속에서 이혼 혹은 자살을 시도한다.


그렇게 말려도 듣지 않은다. 듣고 싶은 것만 들으니 이것이야 말로 미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배우자 외도가 그 사람을 미치게 한 것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자신의 논리로 더 미쳐 버렸으니, 너무 안타까운 경우가 아닐 수 없다.


나의 경험으로는 10 가정 중 7 가정은 외도상담이나 외도치료를 받으면, 일단 상처가 아물고 아픔이 줄어든다. 그리고 이러한 상처와 아픔이 완화되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좀 더 냉정해지고 중립적이게 된다. 그래서 이혼을 하더라도 아픔을 안고 이혼을 하지 않게 된다. 아픔 없는 이혼을 한 사람은 재혼 성공률도 높다. 왜냐하면 전혼 관계에서의 미해결된 문제를 재혼가정으로 가져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재혼을 했다가 다시금 이혼을 하는 경향이 높다.


배우자 외도는 피해 배우자를 인격적으로 죽이는 것이고, 정서적으로 괴롭히는 가장 큰 사건이다. 그러니 피해 배우자의 아픔과 상처는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옆에서 일정부분 공감을 할 수 있지만, 그러한 공감도 피해 배우자의 아픔과 상처를 이해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상담하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다. 퇴행적 모습에서 벗어나라고. 그 원인은 행위 배우자가 제공했지만, 퇴행적 모습은 당신이 선택한 것이라고. 지금 필요한 것은 물은 것을 또 묻고, 외도 행위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 한 구석 썩어져 가는 것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단 살고 나서 따지자는 것이다. 일에는 매뉴얼이 있고, 우선순위가 있는데, 이것을 거꾸로 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마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평소의 섭섭함, 아쉬움, 억울함을 배우자 외도 사건을 계기로 해서 다 폭발할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배우자 외도만을 다루고, 그것이 해결되면 평소의 정서적 그리고 심리적 장애를 고치자고 제안하고 싶다. 결국 배우자 외도가 벌어졌다는 것은, 부부가 변화의 터닝 포인트에 서 있다는 것이다. 어느 방향과 방법을 선택할지는 당신들의 자유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건강한 목표, 행복한 목표, 자신을 살리는 목표를 바라보고, 그 목표에 부합한 선택과 결정을 하라는 것. 그리고 배우자 외도의 문제는 부부의 문제라는 것. 자녀들에게 전가해서도 안되고, 원가족이나 지인이 개입해서도 안된다. 더군다나 외도 파트너가 이 문제의 주인공이 아니라, 당신 부부가 이 문제의 주인공이요, 이 문제의 해결자라는 것.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