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갈등 많은 부부들 (1) - 자존감 낮은 대화

공진수 센터장 2016. 12. 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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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갈등으로 부부상담을 찾는 부부들에게는 여러 가지 특징들이 있다. 오늘부터는 이러한 특징들에 대해서 시리즈로 적어보도록 한다. 갈등 많은 부부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으며, 혹 부부갈등에 대해서 부부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부부상담 등을 통해서 극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갈등 많은 부부들의 모습들 중에는, 자존감 낮은 대화를 하는 부부들이 많다. 대화를 할 때 호칭에서부터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품격을 낮추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이런 경우이다. '여보', '당신' 혹은 이름 등의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야', '너', '어이' 등등의 호칭을 하는 부부들은, 자존감 낮은 대화를 하는 경우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이름이 중요하듯이, 관계에 있어서 호칭은 매우 중요하다. 심한 경우에는 '님'자를 붙이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기분이 묘해지는 것이 사람이다. 그런데 하물며 부부 사이에서 호칭이 저속하거나 비하하는 듯한 것들을 사용한다면, 상대방은 인격적으로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으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게 된다.


그리고 자존감이 낮아지면, 자존감이 낮은 모습의 언행을 하기 시작한다. 욕설에 대해서는 욕설로, 폭력에 대해서는 폭력으로 대응을 하면서, 상향평준화가 아닌 하향평준화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것도 이성이 돌아오면, 후회감, 자괴감 등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되지만, 후회감, 자괴감 등이 들면 자존감은 낮아지는 악순환을 겪으니, 부부 사이에서 자존감 낮은 대화는 지양해야 할 과제이다.


여기에 자존감 낮은 대화로는 비아냥, 조롱, 투사적 발언 - 모든 것이 너 때문이야, 너가 그러지 않으면 나도 이러지 않을 것인데 등등 -, 책임전가, 책임회피 등등의 태도와 자세를 가지고서 하는 대화는 자존감 낮은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인격적인 만남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의 표현에 대해서 비아냥거리고 조롱을 한다면, 그 상대방은 자신의 존재감 등에서 회의감에 빠질 것이다. 그것도 서로 믿고, 의지하며, 서로 격려하고, 배려해야 하는 부부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많은 부부들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이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것에 정당화, 합리화 등으로 무장을 하면서, 상대방이 자극과 비난, 빌미와 원인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신사적으로 혹은 숙녀적으로 대응하거나 반응을 했을 것이라는 또 다른 투사, 합리화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그래서 부부갈등이 벌어지면, 부부는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논쟁을 하기 시작한다. '너가 그러지 않았으면 내가 이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는 문제의식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것이 배우자의 잘못이고,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했노라고 변명, 핑계 등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러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없고, 반대로 문제만 쌓이고 쌓이게 된다.


결국 부부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향해서 곤두박질치게 되고, 낮은 자존감은 대화와 소통, 다툼과 싸움으로 이어지며, 그 결과 원색적으로 반응을 하거나 문제해결중심의 방향이 아닌 문제회피중심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나중에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모르니, 참고 살거나 반대로 감정을 폭발하면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기도 한다. 이겨 보았자 상처뿐인 결과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만 이기면 되는 것처럼 터널시야에 빠져서, 하루가 멀다하고 다투고, 싸우고, 산다, 못산다 하면서 부부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상처의 블랙홀 속으로 빠지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부부들에게 그동안의 삶에 어땠는지 물어보면, 행복했던 시간보다 불행했던 시간을 더 잘 반추하고, 실제로 부부상담의 현장에서 듣게 되는 이야기 중에는 행복보다는 불행한 이야기가 더 많다. 분명 결혼을 할 당시에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결혼을 했건만, 막상 결혼생활은 불행의 연속이었다면 너무 당황스럽지 않는가?


그러니 부부는 자존감 있는 대화를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감정이 요동치고, 화가 나며, 분노가 폭발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서로 지켜야 할 경계선이 있다. 적어도 상대방의 인격에 대한 공격, 비난, 조롱, 무시, 평가절하 등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내공이 필요하다. 이것은 생각만 가지고서는 잘 안된다. 훈련이 필요하다. 문제해결중심의 대화를 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혹 당신의 부부가 갈등이 심한 부부인가? 그렇다면 자존감 낮은 대화법을 사용하는 부부는 아닌지 돌아보라. 만약에 맞다면 이제는 변화의 시간과 장소로 가야 한다. 그곳이 당신의 집일수도 있고, 그곳이 상담센터와 같은 곳일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장소이냐보다 당신들 스스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느냐는 것과 정작 동기부여가 되어 있느냐의 문제이다.


여기에 방법적으로 잘 모른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 동일한 시간을 살면서 굳이 불행의 삶을 살아갈 필요가 있겠는가? 부디 참고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