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이혼연구]참고 살 필요가 있을까?

공진수 센터장 2017. 2. 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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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문화적 배경이 다른 남녀가 부부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오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가 부부가 된다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동안 서로 사랑하고, 아끼고, 배려하고, 존경하는 등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공동체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잘 아는 남녀들도 일 년 이 년 살아가면서 자녀들까지 태어나는 등의 확대가족이 되다 보면, 서로간에 미충족되는 욕구에 대한 불만이 쌓이게 되고, 권태와 갈등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부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자신은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는 와중에 가정폭력, 중독, 도박, 술문제, 이성문제, 배우자의 원가족들과의 갈등, 자녀양육문제 등등 수많은 문제들과 직면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러한 문제들 앞에서 직면은 회피한 채 상대방을 자극하고, 공격하는 행위들이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누적되어서 더 이상 참지 못할 경우 드디어 이혼이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제서야 현실을 깨닫고는 부랴부랴 이혼을 막아보려고 애를 쓰는 부부들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만나는 많은 부부들의 목소리 중에는, 그동안 많이 참고 살아왔다는 말은 단골메뉴이다. 이러한 말을 아내가 하는 경우도 있고, 남편이 하는 경우도 있으며, 부부가 함께 이런 말을 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참는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좀 심한 비유를 들자면, 수류탄을 하나씩 모으는 과정일 뿐, 수많은 수류탄이 한꺼번에 터질 경우에는 터트리는 사람과 그 폭탄을 맞는 사람 모두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감정을 참는다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잘 참았던 사람들이 폭발하는 계기는 뭘까? 그것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치에 도달한 것도 있지만, 배우자에게서 희망도, 기대도 더 이상 없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자신이 다칠 것을 알면서도 감정을 폭발시키고 만다. 그리고 이혼이라는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문제는 이 정도가 되면 몸과 마음이 망신창이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혼까지 오는 과정 혹은 이혼 후에 약물치료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울증, 불안증, 분노조절장애, 화병, 편집증, 대인기피 등등 다양한 신경증적 증상 혹은 정신증적 증상으로 인하여,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살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너무나 오랫동안 참고 살아온 후유증, 부작용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부부로서 살아가는 동안 갈등과 문제가 없을 수는 없으나, 이를 잘 해결하고 해소하는 방법과 지혜를 가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과 지혜를 삶 속에서 실천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아울러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참을 가치가 없다면, 일찌기 이혼을 생각하고 이혼 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속적인 가정폭력, 각종 중독이나 도박, 외도와 술문제 등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면, 과연 참고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되묻고 싶다. 만약 이러한 구조 속에서 문제해결에 대한 노력도, 의지도,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피해자 역시 행위자 못지 않게 공범이 된다는 것 아는가? 그러니 결혼 상대자를 잘 선택할 필요도 있지만, 혹 결혼생활 속에서 다양한 갈등과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잘 풀어가는 방법과 지혜 그리고 행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혹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부부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부디 매일 밤마다 가슴 위에 안전핀 빠진 수류탄을 품고 주무시지 않기를 바라면서...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