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연구]부모의 외도 - 자녀의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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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자녀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고통은 없을 것이다. 믿었던 부모가 외도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기도 싫고, 인정하고도 싶지 않은 현실이 벌어진 것이다. 자녀들의 마음에는 부모에 대한 원망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것을'과 같은 자괴감과 함께, 자신만 없어지면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 같은 극단적인 사고를 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그러나 배우자 외도와 직면한 부부들은, 자녀들의 이러한 고통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부모의 치부를 드러내는 듯한 자녀들의 태도에 대해서 분노하고, 자신들의 감정에 몰입되어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수습하지 못하면서 자녀들에게 이중 삼중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준다.

배우자 외도 사건은 안 일어나는 것이 최상이지만, 이미 사건이 벌어졌다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것은 부부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자녀들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산다는 것은 문제의 연속인데, 정말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 앞에서 무기력하게 해결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부모의 외도와 직면한 자녀들은 일단 결혼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고, 혹 결혼을 하더라도 외도에 대한 거부감, 저항감으로 인하여 배우자를 통제, 검열, 감시 등을 하면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자녀 세대에서 배우자 외도가 벌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나의 상담치료 경험으로 보건대, 부모의 외도 사건을 접하고 난 후 성인이 되고 결혼하여 외도를 하는 행위자들을 볼 때, 배우자 외도의 대물림은 마냥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부모의 외도로 인하여 받게 되는 자녀들의 고통과 상처는 매우 심각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울증이나 분노조절장애 등과 같은 신경증에 빠지기도 하고, 피해의식 등이 너무 강하여서 망상장애 등이 생길 경우, 정신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목격한 적이 있다. 처음 출발은 부부의 문제였으나 이러한 것을 잘 해결하거나 수습하지 않았을 경우, 자녀들에게 고통 이상의 심리적, 정서적, 정신적, 관계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부부가 배우자 외도에 직면했다면, 두 사람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위해서도 상담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비록 배우자 외도 사건과 직면을 했지만, 문제해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녀들에게 인생을 살아가는데에 자신감을 주고, 문제해결을 통해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배우자 외도는 사전에 방지 혹은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자 외도 사건과 직면을 했다면 문제해결과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부부 혹은 부모가 되라. 자녀들에게는 부모의 모습이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면...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