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이성으로 감정을 억압하지 마라.

공진수 센터장 2017. 11. 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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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이성과 감정이 있다. 이성은 이성대로 해야 할 기능이 있고, 감정은 감정대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감정 중에서 부정적 감정이 생기게 되면, 그것을 이성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혹은 분노가 생길 경우, 이것을 이성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이성이 감정을 억압하게 된다.


그럼 감정은 최소한 두 가지의 모습으로 변질된다.


그 중의 하나는 억압된 감정에 욕창이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감정이 썩는 것이다. 아니 썩어지는 것과 같은 아픔을 같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상처라고 한다. 이성에게는 상처가 생기지 않는다. 상처는 감정에만 생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게 되면, 감정이 상했다고 한다. 생선이 상했다고 하면, 생선의 신선도가 떨어졌거나 썩었을 경우에 사용하는 말인데, 감정이 상했다면 이것 역시 감정이 부정적으로 변했거나 썩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와상환자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욕창은 생각보다 위험하다. 예전에 호스피스 봉사를 할 때 욕창환자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끔찍함은 바라보는 나 자신에게도 힘들 정도였다. 그러니 감정에 욕창이 생긴다면, 감정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매우 심각한 것이다. 따라서 이성으로 감정을 억압하면 안된다.


또 다른 하나는 억압된 감정이 폭발하는 경우이다. 감정이 상하는 것은 상처 때문이고, 상한 감정을 억압하는 것은 이성인데, 다시금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이성이 상처를 억압하는 것이 된다. 이성이 감정을 억압하는 것 같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상처를 억압하는 것이다. 상처는 치료의 대상인데, 이것을 억압하다 보니 너무나 아프게 된다. 그래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들이 괴성을 지르듯이, 서서히 감정도 괴성을 지르고 싶은데 억압 때문에 잠시 주춤하게 된다. 그러다가 더 이상 통제 불능이 되면, 그것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의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평소 이성적인 사람들도 이 때만큼은 자신을 통제하거나 조절하지 못할 정도이다. 그러니 감정을 이성으로 억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렇다면 감정이 상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인가?


감정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표현의 대상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감정은 이성으로 이해를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기쁨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가? 기쁜 상황을 맞이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기쁨의 감정인데 말이다. 슬픔 역시 마찬가지이다. 억지로 눈물을 보이라고 해서 눈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무엇인가 감정에 동요가 있어야 기쁨이든 슬픔이든 표현되는 것이지, 연기자도 아닌데 억지로 웃을수도 억지로 울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감정이 아닌가?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주저하게 된다. 너무 천박하지 않은가? 너무 의지가 약해 보이지 않는가? 너무 감정적이지 않은가? 등등의 부정적 평가를 두려워하여, 기뻐도 기쁨을, 슬퍼도 슬픔을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성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억압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억압도 한계에 직면하면, 서서히 폭발할 준비를 하게 된다. 어떤 분들은 말로, 어떤 분들은 행동으로, 어떤 분들은 두 가지를 동시에. 아울러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했다면 문제가 문제화 되지 않는데, 부적절하게 표현을 하게 되면 작은 문제도 큰 문제가 되어 버린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폭력이다.


그러니 감정을 이성으로 억압하지 말자. 대신에 감정을 적절한 방법과 적절한 표현으로 드러내는 훈련을 하자. 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과 진실을 이야기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감정에 대해서 좀 더 민감해지는 시간이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민감해지고,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 민감해지며,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적절한 표현방법을 배우고,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는 공감능력을 키우는 시간이 바로 상담시간이다.


부디 바라기는 감정을 이성으로 억압하지 마라. 억압으로 잠시 동안은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억압된 감정이 적절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그 후유증은 당신에게 돌아올 것이니...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