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동병상련이어서 잘 살 줄 알았는데...

공진수 센터장 2018. 6. 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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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면에서 재혼가정이 늘고 있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많은 재혼가정들이 이혼 혹은 사별의 아픔을 이기고 재혼을 하더라도, 또 다시 이혼위기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혼을 했던 부부가 재결합을 해도 다시금 이혼의 위기 앞에 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많은 재혼부부들은 이혼을 했다는 아픔 때문에 동병상련의 감정을 가진다. 그런데 이혼의 상처를 치료하지 않고, 재혼을 통해서 이혼의 아픔을 극복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먼저 재혼 속에서는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 조심하지만, 이러한 조심성이 오히려 재혼부부의 삶을 가로 막는다. 이혼을 하고 재혼을 했다는 것은, 초혼때보다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가지게 된 것인데, 이러한 것보다는 추가적인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서 몸을 사리다 보면, 새로운 행복은 더 이상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아니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소진되게 된다.


여기에 자신의 상처부터 재혼을 통하여 치료 받으려는 몸부림도, 재혼부부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재혼부부가 가진 상처는 전혼관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굳이 따지자면 전혼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전혼관계 속의 문제는 이혼을 통해서 회피하고 나서, 재혼관계 속에서 전혼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니, 결국 재혼관계 속에서 전혼관계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래서 가정폭력 때문에 이혼한 사람이 재혼관계 속에서 계속 가정폭력을 행사하며, 외도로 이혼한 사람이 재혼관계 속에서 외도를 한다. 술문제, 돈문제, 중독문제 등등 다양한 문제로 이혼한 사람들이 재혼관계 속에서 그 문제를 그대로 노출하면서, 새로운 배우자에게 자신의 문제 해결을 떠 넘기는 현상이 벌어진다. 그러니 재혼가정이 초혼가정보다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여기에 자녀라도 있게 되면, 자녀들의 계부모에 대한 충성갈등이 생기면서, 재혼가정은 더욱 더 힘들어지게 된다. 새아빠 그리고 새엄마가 배우자의 자녀들에게 충성을 강요하기도 하고, 친아빠 그리고 친엄마가 새아빠 그리고 새엄마에게 충성을 강요할 경우, 재혼가정은 문제 속으로 매몰되게 된다. 그러니 재혼 이후에 동병상련의 기분으로 서로 배려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면 더 잘 살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건만, 정작 결과는 다시금 이혼을 해야 하는 좌절과 실패와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동병상련이어서 잘 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과 비슷하다. 재혼가정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초혼관계 속의 상처와 이혼 혹은 사별의 아픔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혹 당신이 이혼 혹은 사별 후 재혼을 생각한다면, 초혼관계 속에서의 상처와 아픔은 없는지 그리고 이러한 상처와 아픔은 어느 정도 치료가 되었는지 체크를 해 보아야 한다.


새로운 재혼관계를 통해서 전혼관계의 상처와 아픔을 치료해 보겠다고 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할 뿐 실제의 삶에서는 오히려 관계가 악화되고, 상황이 악화되는 길로 달려가는 것과 비슷하다. 부디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