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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는 지인이 나에게 잠시 시간을 내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 날은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서 무엇 때문에 그러냐고 하자, 자신이 최근에 경험한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직업상 물건을 정리해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어떤 집에 가 보니 유호기간이 지난 물건부터 다양한 물건들(잡동사니)이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저장강박증이란 단어가 있던데 이것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우리 주변에는 저장장애에 빠지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다. 사용할 수 있는 물건에서부터 쓰레기까지 저장하는 저장장애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저장장애라는 것은 DMS-5에 추가된 새로운 진단이다. 정상적인 수집이 아닌 병리적인 수집을 저장장애라고 하는데, 문제는 이러한 저장장애자들은 자신의 증상에 대해서 그 심각성을 잘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이를 치료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저장장애자가 있는 가정의 경우, 가족간의 관계나 이웃간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저장장애자들은 쓰레기만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물건에 대한 집착도 강해서 쇼핑중독과도 연관이 있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저정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물건에 대해서 가족이나 제3자가 자신의 허락 없이 정리하거나 버리거나 기부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과민하게 반응을 하며, 내가 만났던 저장장애자는 자신 모르게 수집(?)해 놓은 물건을 처리한 부모에게 살의를 드러낸 적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저장장애가 생기는 원인이 워낙 다양하며, 이러한 저장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노력에게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심한 경우에는 시체를 저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에는 사람의 경우도 있고 반려동물의 경우도 있다. 그러니 저장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삶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저장을 무한정으로 하다보니 위생적인 것이나 안전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저장장애를 가졌던 사례들을 공부해 보면, 자신이 저장한 물건에 깔려서 죽는 경우도 있고, 저장한 물건 때문에 화재가 나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여기에 조금 다른 부분이기는 하지만, 동물저장장애를 가진 분들의 경우, 그 이웃들과 분쟁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기도 한다.
아직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고가 적고 매우 소수이기 때문에 큰 사회적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점점 추세는 동물저장장애에 대한 부분도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혹 가족 중에 저장장애자가 있다면 빠른 치료적 개입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저장장애자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장장애 그 자체로 설득을 하다 보면, 적대적 관계만 될 뿐 정작 치료적 도움을 줄 수 없으니, 혹 가족 중 저장장애로 의심되는 경우가 있다면, 그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먼저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저장장애로 의심이 된다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접근을 하고, 어떻게 설명과 설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먼저 알고 대처하는 것이, 저장장애자들을 도와 줄 수 있는 지름길이다. 나는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시간이 되는대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공유할 것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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