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다

공진수 센터장 2021. 7. 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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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일을 하다 보면, 묘한 상황의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떨 때는 외도상담이 많이 의뢰되고, 어떨 때는 우울증 관련 상담이 많이 의뢰되는 등, 나의 의지나 기대와는 무관하게 어떤 현상 혹은 증상에 치우친 상담의뢰가 몰릴 때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에는 죽고 싶다는 사람들이 몇 사례 있었다.

 

그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삶에 대한 미련과 기대, 그리고 희망이 사라졌다면서, 죽고 싶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각의 사연마다 아픔과 상처가 있고, 그리고 그로 인한 삶에 대한 자신감, 기대, 그리고 희망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잠시 여담을 하면, 나도 내 주변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들 중 3명의 자살시도자를 알고 있다. 그 중의 2명의 사례는 건네 들은 이야기이고, 다른 1명은 내가 유서를 보고 그 사람을 급히 찾아 현재까지 잘 살고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경험은 내가 상담사가 되기 이전의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당황하기도 했고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지나놓고 생각해 보니 삶과 죽음이란 정말 찰나의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어찌 되었든 오늘 제목처럼 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영원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도 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삶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잃고, 정체성과 방향성을 잃게 되면, 사람들은 죽고 싶어하는 마음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찰나에 누구를 만나고, 누구의 도움을 받느냐에 따라서, 삶과 죽음은 나뉘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평소에 인간관계와 대인관계에서 소통과 공감, 지지와 격려, 그리고 위로 등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죽고 싶은 유혹이 오거나 충동이 올 때 잘 극복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 수치심, 그리고 죄책감을 가지시는 분들이, 이러한 자신의 고통과 괴로움을 숨기거나 억압하면서 작은 문제를 큰 문제로 만들기도 하고, 극단적으로 경도된 생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삶이란 우리가 선택하기 이전에 출생을 통해서 주어져서 그런지, 인간은 삶에 대한 선택권보다는 죽음에 대한 선택권을 잘못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삶이 피곤하고, 소진되며, 좌절과 실망 속에 있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사라지는 등의 사건, 현상, 그리고 에피스도들과 직면하게 되면, 삶에 대한 선택권보다는 죽음에 대한 선택권을 만지작 거리게 되는 것 같다.

 

삶은 고해라고 한 스캇 펙의 말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이 된다. 따라서 고해와 같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의지하고, 위로하며, 격려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러한 체계가 없다면, 혹은 약하다면, 상담사 등의 도움을 통해서라도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